삼성은 이득보고 국민들은 손해봤다

작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됐다. 삼성물산에 크게 불리한 조건이었던 합병의 성공에는, 삼성물산의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이를 통해 자신의 숙원을 이뤘다. 삼성물산에 대한 이재용의 지배는,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3대 경영세습에 중요한 고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합병의 결정적 역할을 한 국민연금은 손해를 입었다. 그것도 무려 4천9백억원이나. 국민연금기금은 어떤 돈인가? 바로 국민들이 낸 돈이다. 손해가 뻔했던 이해할 수 없는 이 결정에 정권이 개입했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문형표는 의결위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합병 찬성을 요구했고, 기금운용본부장이던 홍완선은 위원회 교체, 위원 교체 등 이례적 꼼수로 합병찬성을 이끌었다. 홍완선은 찬성가결을 며칠 앞두고 이재용을 따로 만났음을 국정조사에서 실토하기도 했다. 심지어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합병안이 이대로 가결되면, 국민연금이 최소 3천억원의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구체적 정보까지 이미 알고 있었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은 한 몸이다

최근 온 국민이 알게 된 미르재단, K스포츠 등에 삼성은 204억을 출연했다.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스포츠영재센터에는 16억을 투자했다. 이재용은 합병 이전 박근혜와 만나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가 심하다“며 민원성 호소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합병이 이뤄진 바로 당일, 삼성은 최순실의 비덱스포츠에 35억을 송금했다. 또 추가적으로 186억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런 푼돈(?)들로 비선실세와 국가권력을 움직였으니 정말 창조적인 경영이다.

삼성의 이재용은 최순실에게 투자하고 최순실은 박근혜의 뒤에서 국정을 농단했다. 박근혜 정권은 국가권력을 움직여 삼성의 뒤를 봐줬다. 그들은 모두 이득을 봤다. 그러면 피해자는 누구인가. 오로지 매달 쥐꼬리만한 월급을 쪼개가며 연금을 납부한 우리 국민이다.

<이재용 특벌법>을 제정하자!

삼성의 반헌법 반윤리적 작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순실의 독일인 동업자는 삼성이 최순실에게 “노동조합 문제 협력과 연구비 등 정부지원을 약속받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은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반노조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반도체에서 발생한 수 십명의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도 거부중이다. 이를 감시해야 할 노동부는 사람이 죽어도 특별근로감독 한 번 나가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집단이 국가권력을 등에 업고 있기에 가능했다. 재벌과 권력은 한 몸이다. 삼성을 질타하는 것만으로 끝낼 수 없는 문제다. 국민 전체에 피해를 입히면 그 피해를 끝까지 징벌한다는 사례를 남겨야 한다. 삼성이 국민연금기금에 입힌 피해는 당연히 복구되어야 한다. 합병을 반대했던 엘리엇이 한국정부에 수조 원대 국제제소(ISD)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려야 한다. 현행법으로 불가능하다면, 이것이 가능해지도록 국회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일명 이재용특별법이다. ‘박근혜 퇴진’과 더불어 반드시 관철해야할 내용이다.

삼성을 바로잡아야 정치 권력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삼성이 바뀌면 우리의 삶도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