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3일 총파업,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7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전국의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각 시도교육감들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공정임금제(정규직 임금 대비 80% 수준의 임금)를 시행하라는 요구를 중심으로 내건 총파업이었다. 전국적으로 3일 간 연인원 10만 여 명이 참여한 학교비정규직노조 역사에서 최대 규모의 파업이었으며, 전북에서도 4,0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투쟁을 통해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꾸준히 개선되어 왔으나 뿌리 깊은 차별은 해소되지 못했다. 현재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약 10만원이 미달한다. 또한 근속수당도 32,500원에 불과해 근속기간이 늘어날수록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여전히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것은 특수운영직군, 강사직군 등 이러한 임금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직군들의 경우 더욱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총파업은 ‘공정임금제’라는 경로를 통해 이 뿌리 깊은 비정규직 차별을 바로 잡으려는 목적을 지닌 파업이었다.
총파업의 결과 교육당국은 “성실한 교섭을 통해서 교육공무직(학교비정규직)의 적정한 처우개선과 임금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나마나한 뜬구름 잡는 입장 발표에 불과해 보였으나, 노동조합은 공정임금제 실현을 위해 교육당국의 성실교섭 약속을 한 번 믿어보기로 한 후 파업을 마치고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거짓말이 밝혀지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성실교섭 하겠다고 약속했던 교육부는 7월 9일 열린 실무교섭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며, 공정임금제 논의는 완강하게 거부하였다. 7월 16일, 파업 후 열린 첫 본교섭에서 각 시도 교육청들은 1.8%의 기본급 인상 외에 어떠한 처우 개선도 없다는 안을 제출했다. 1.8%는 올해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이다. 그리고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지금까지 교섭이 없이도 교육공무직에게 적용되던 인상률이다. 사실상 임금 동결안이었으며, 아무런 안도 준비해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결국 파업 이후 진행된 교섭에서 노동조합은 시도교육청들이 일말의 차별해소 의지도, 성실교섭 약속을 이행할 양심도 없다는 것을 확인할 뿐이었다.
노동조합은 파업 이후에도 차별 해소 의지가 없는 교육청들과 교섭을 이어나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교섭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사측은 차기 교섭에는 진전된 안을 제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후 8월 8일, 사측과 노동조합은 다시 교섭장에서 마주 앉았다. 하지만 사측의 기만은 계속되었다. 수당으로 존재했던 교통비 60,000원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이다. 교통비 산입을 제외하면 지난 교섭에서 제시한 기본급 임금인상률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직종 수당을 직종별로 차별인상하여 직종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과 근속수당을 동결하겠다는 것은 덤이었다.
7월 총파업 이후 한달하고도 보름 가량이 지난 지금, 교섭 상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전국의 시도교육감들이 후보 시절 너나할 것 없이 비정규직 없는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약속했던 지방선거가 불과 작년의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비정규직 제로화, 공정임금제 실현을 자신만만하게 공약했다. 하지만 지금 그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전락하고 있다. 도리어, 교섭과정에서 시도교육청들은 노동조합의 공정임금제 논의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총파업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우리가 아니면 안 돼!”라는 구호를 내걸고 총파업에 나섰다. 어느 누구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구호이자 우리의 역사를 요약하는 구호였다.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이름조차 없는 ‘유령’이었으며, 열악한 처우가 알려지지도 않았다. 이름도, 지금의 처우도 우리의 투쟁으로 쟁취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교육청들이 약속을 지킬 의지가 없다면 우리가 지키게 만들 것이다. 2019년 임금교섭 승리,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세상을 우리 손으로 당당히 쟁취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