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교착상태, 극복하는 길을 찾자
들어가며
2018년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시작된 남북간의 대화 창구는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이라는 상징성과 선물을 만들어 내었고, 6월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북미 정상간의 첫 대면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또한 9월에는 문재인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이 세계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능라도 5.1 경기장에 15만 평양인민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한반도에는 곧 비핵평화는 물론 평화적인 한반도 체제로 접어 드는 듯하였다. 2019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전이 다소 정체되고 있다.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회담의 성과에서 진일보한 합의를 기대하였지만, 결렬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6월 남북미 정상회동이 판문점에서 깜짝 이벤트로 열렸다. 6월이면 북미간의 대화도 없고, 싱가포르 선언의 의미가 퇴색하여 북미간의 관계가 멀어지는 시점이었다. 10월 북미간 실무회담을 진행하였으나,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2017년 한반도는 긴박한 탄약고 같았고, 2018년 한반도는 평화를 꿈꾸게 하였고, 2019년 한반도는 냉정하게 한국정부의 위상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의 메신저이었나?
2018년 문재인정부는 이전의 정부보다 더 열정적으로 정전협정,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을 하였다. 그런 노력들이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등 성과로 나타났다. 이런 성과를 국민들은 그 어느 정부보다 높은 지지율로 전폭적으로 찬성의 뜻을 보냈다. 문재인정부는 적극적인 남북문제해결의 제스쳐로 한국의 정치지형상 불가능한 대통령 국정 지지율 80%를 이뤄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미워킹그룹의 출범은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기 시작하였다. 정부는 ‘한미워킹그룹이 북한의 비핵화 제재 이행, 남북 협력방안 등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하지만, 그 내면에 숨겨진 미국의 엄청난 음모가 드러나고 있다.
전 통일부장관들(이종석, 정세현)은 한미워킹그룹에서 한미군사훈련을 결정하여 장정 중단된 훈련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개하였다. 이는 북한을 자극하기 충분한 요소가 된다. 지난 3월 5일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0차례의 훈련을 하였다. 이에 북한도 5월 4일부터 11번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미군사훈련은 1954년 포커스렌즈 합동군사연습을 시작으로 65년 동안 지속되고 있으며,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이 선제공격을 염두해둔 침략연습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의 시계가 다시 2017년을 향해 역으로 흐르는 것 같다. 결국 한미워킹그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대신 미국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장으로 변질되었다. 아울러 문재인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하려고 할 때 막아선 것도 한미워킹그룹이었다. 명분은 UN대북재제의 내용에 포함된다는 것이었다. 통일부의 금강산관광재개, 개성공단재가동은 미국의 선허락이 요구되는 종속적 위치로 전락하였고, 한국정부가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힘을 잃게 되었다. 북한은 이런 일련의 모습들을 보며 문재인정부를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실질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나약한 정부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금강산을 방문하여 남측의 시설을 싹 드러내라고 지시를 하였다. 금강산관광은 국민의정부(김대중대통령)의 햇빛정책과 김정일국방위원장 협의로 탄생한 결과물로 김정은의 지시사항은 선대의 성과를 부정하는 행위인 것이다. 이는 북한의 체제에서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북한은 남한에 더 이상 기대하는 것이 없다는 태도이고, 더 나아가 개성공단 또한 완전한 폐쇄로 갈 수 있다는 무언의 압력이 된다. 개성공단의 폐쇄로 이어질 경우 한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경협)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해 지는 것은 자명하다. 남한의 자본은 더 이상 북한에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뢰를 잃어버린 외교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한미워킹그룹을 해체하고, 통일부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민간교류확대가 우리시대의 과제
남한사회는 북한사회를 알지 못하고 있다. 역으로 북한의 인민들도 남한의 인민들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분단의 역사와 함께 서로 다른 사회구조 속에서 75년을 살았다. 그래서 서로를 알지 못하고, 생활양식과 사고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당면과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민간교류를 확대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데, 민간의 교류를 위한 재도적 장치를 새롭게 구상하는 것, 정부주도의 교류에서 민간주도의 교류로 확대하는 것, 교육주체의 교류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 것 등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가 북한을 고립시켰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관광은 대북재제 대상이 아니다. 이산가족상봉도 대북재제 대상이 아니다. 즉 민간교류는 대북재제의 대상될 수 없다. 인도적 차원의 교류와 민간교류를 통해 남과 북의 인민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것, 분단의 역사를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 지금 현시기에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