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ismVID-19 방역을 위하여

COrporatismVID-19 방역을 위하여

– 사회적 합의주의의 망령은 망령일 뿐이다

김정훈(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대표)

사회공동체의 위기를 국가주의적 통제 장치로 해결하려는 무리가 있다. 그것은 전체주의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를 원하는 것은 당연히 권력과 자본이라는 가진 자들이다. 거대한 위기 또는 재앙 앞에서 그 파급 속도와 장악력은 공동체 구성원의 숨조차 멎게 할 정도이다. 위기 직전의 약속과 절차는 쉽게 무시된다. 한국 사회처럼 획일적인 군사독재 정권을 경험한 경우, 국가주의적인 통제에 대한 저항은 비난의 화살로 돌아오기 일쑤다. 다중(多衆)조차 이성을 깨우려고 하지 않는다. 이 때 권력과 자본은 사회적인 절대 약자들인 노동자 민중에게 코포라티즘-사회적 합의주주의-라는 망령을 제시한다. 그리고 일부 노동을 대표한다는 자들이 신자유주의체제 유지의 보조수단일 뿐인 코포라티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그 전파에 적극 가담한다.

정부와 자본 측에 일방적인 정규직 임금 동결안을 제시하면서 ‘(국가적인 재난과 위기 앞에서) 우리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이렇게 제시한 것’이라는 민주노총 위원장의 발언은 비극이다. 민주노총 6월 중앙집행위원회의 ‘재난 기간 모든 해고 금지, 생계소득 보장, 사회안전망 확대,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선결 조건에 대한 어떤 답변도 듣지 못하고서 6월 말까지 원포인트 노사정 합의를 하겠다는 위원장과 집행부의 발언인 셈이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결정도 뛰어넘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국가적인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사회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은 노동자들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노동자가 권력과 자본을 행사하는 한 축이라는 말이다. 아예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한국의 재벌 등의 자본은 노동자 민중의 세금으로 형성된 천문학적인 경제 지원을 받는다. 정부의 고용안정지원금조차 결국 우리들의 세금이다. 그럼에도 정규직 노동자들을 진짜 자본과 권력의 귀족들이 정규직들을 ‘하찮은 귀족’으로 명명한 틀에 갇히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자진해서 불러낸 것이다. 이것은 노동운동에 침입한 바이러스 COrporatismVID-19이다. 방역에 나서야 한다.

6월 18일 제2차 노사정대표자회의. 사진출처:한겨레

자본과 권력이 언제 노동자들을 사회적 주체로 내세우고 대접한 적이 있었던가? 자본이 막대한 사내유보금과 사재의 일부를 떼어 해고 방지와 고용유지 그리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위한 ‘재계 공동 사회연대기금’ 마련이란 것을 시도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무의미한 질문이다. 정리해고를 양산했다. 비정규직을 방치했다. ‘때는 이 때다’ 하면서 탄력근로제 등의 노동유연화를 요구하고 있다. 고용유지 지원금 10% 분담도 낼 수 없다고 한다. 이게 자본이다. 5월 말에 노동운동과 노동3권 자체의 무력화를 노린 노동법개악을 제출한 것이 현 정권의 노동부다.

COrporatismVID-19에 감염된 자들은 답하라. 누가 가진 자인가? 누가 내놓을 자인가? 사회공동체의 위기 앞에서 국가주의적 통제에 무조건 편승하는 행위는 오히려 사회공동체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사회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노동자 민중이다. 재난과 위기에 직면하여 허물어지는 것도 노동자 민중이다. 우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국가주의의 틀 속으로 끌어들이는 COrporatismVID-19 감염증을 비상하게 퇴치할 때이다.

위기의 틈을 타고 자본과 권력은 노동자 적대행위를 서슴없이 진행하려고 한다. 어쩌다 한 번의 립서비스에 속을 일도 아니다. 이 국면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의 할 일은 명확하다. 사회적 합의주의 망령을 떨쳐내야 한다. ‘코로나 19’로 발생이 된 사회공동체의 위기 해결은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확대 요구와 그 관철에 있다. 해고 금지 및 고용유지 요구와 그 관철에 있다. 세금, 노동자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만든 공적자금으로 유지되는 기간 산업의 공공산업화 요구와 관철에 있다. 생계 취약 노동자 민중 계층에 대한 긴급 지원의 확대와 지속 요구에 있다.

바로 앞만을 바라보는 사회적 합의주의 결과는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왜곡시킬 뿐이다. 소수의 거대한 이익의 지속만을 잉태할 뿐이고 사회공동체의 파괴를 앞당길 기제가 될 뿐이다. 우리는 당당하다. 노동의 책임은 노동의 몫을 바로 찾아내고 쟁취하는 데 있다. 그것이 바로 사회공동체의 분배와 공유체계로 나아가는 밑받침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장기적 사태일지라도 야단법석을 떨 이유가 없다. 노동과 노동자의 대응은 더욱 냉정하고 차분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보며, 그리고 당면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다.

COrporatismVID-19 방역에 모든 노동자가 나서자. 자본과 정권에 우리의 요구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쟁취하자. 투쟁!

Post Author: 전북노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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