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군산기후평화행진을 마치고

2023 군산기후평화행진을 마치고

구중서(평화바람)

새만금 매립지에서 진행된 2023 세계 잼버리 대회의 실패로 인해 지난 30년간 마구잡이로 진행되어 온 새만금 개발의 부당성과 갯벌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은 만경수역의 마지막 갯벌이자 연안습지로,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중요한 생태지역이다.

군산기후평화행진은 2023년 10월 21일 군산 예술의 전당(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었다. 모인 사람의 숫자는 예년에 비해 많지 않았다. 2007년 군산평화대행진으로 시작되어 기존 미군기지 문제에 수라 갯벌과 새만금신공항까지 의제가 확대된 군산기후평화 행진이 시작된 지 2년이 되었다.

군산기후평화행진은 난개발로 인한 생태파괴 중단과, 전쟁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위해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수라갯벌을 지키자! 미군기지 확장 반대! 를 외쳤다.

군산 기후평화행진이 외치고 있는 구호 세가지

하나, 미군기지 확장과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중단하라!

현 군산공항(군산미군기지)에서 불과 1.3km 밖에 떨어 지지 않은 곳에 새만금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공항을 만든다고 한다. 새만금신공항 부지를 건설하기 위해 2019년 7월 11일 한미합동위원회(미7공군, 외교 부, 한미지위협정과, 국방부시설기획과, 국토부, 새만금 개발청 등)를 새만금청에서 실시하였다. 합동위원회의 목적은 새만금 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 결과에 대한 미공군 의견 수렴이었다. 미군 측의 요구는 다음과 같았다.

『ⓛ 미측은 양 공항의 위치가 인접해 있어 유사시 교차 사용 가능한 점에 대해 전략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양 공항을 오갈 수 있는 유도로 건설을 주장하였다. ② 한국정부는 별도 관제탑 건설계획을 설명하였으나, 미측은 안전과 효율성을 감안하여 하나의 관제탑에서 양공항 관제가 적절하다고 주장하였다. ③ 기존 군산미군 기지와 같은 높이의 활주로 건설을 요구하였다.』 미군들의 요구 조건은 모두 수용되어 2022년 6월 30일 국토부가 새만금신공항(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하였다.

미군은 새만금 공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새만금 땅을 요구한 전력도 있다. 2002년 10월 1일 자 경향신문을 보면 국방부가 미 공군 군산기지에 새만금간척지 130만 평을 미군 측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였다. 이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방부를 상대로 질의하였고, 국방부는 아직 간척지가 확보되지 않아 논의 대상이 아니 라고 답변하였다. 즉, 간척지로 육지화되면 논의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2006년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마치고, 해수 유통이 불가능해지자 군산미군기지 주변에 간척 지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2008년 미군은 공유수면 약 1 만 평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였다. 한국 정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즉 새만금간척공사의 방조제 안쪽의 첫 구조물은 미군의 철조망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 장소는 EOD처리장이다. 이후 미군 측에 발표된 내부 지도에는 군산 미군기지 주변을 녹색으로 표시했고, 앞으로 확보되어야 할 공여지라고 표기하고 있다. 또한 군산미공군 측과 군산시장 간의 서신에도 미군은 지금의 활주로 서쪽에 공항 건설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종국에는 미군의 제2활주로 사업이자, 미군기지 확장사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하나, 새만금갯벌의 마지막 남은 보루, 수라갯벌을 지키자!

갯벌은 탄소 중립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존재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갯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육지로부 터 약 300~500km 떨어진 곳에 대륙봉이 있어야 하며, 강을 통해 꾸준하게 육지의 모래 등의 부유물질이 퇴적 되어야 한다. 갯벌이 되기까지는 최소 6,00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 한국의 갯벌은 자본의 무자비한 착취로 인해 그 면적이 현격하게 줄었다. 새만금 사업으로만 약 8천만 평의 갯벌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한국은 1960년대 까지 약 5,000㎢ 갯벌이 존재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간척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지금은 약 2,500㎢로 줄어들었다.

새만금은 만경강과 동진강 2개의 강이 만나는 곳이다.

만경강 하구언의 마지막 남은 원형지 갯벌이 수라갯벌 이다. 수라갯벌은 아직도 약 50여 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연안습지다.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인 수라갯벌의 면적은 약 600만 평 정도다. 그중 바닷물이 들어오는 수라갯벌 물끝선 자리에 공항을 만들려 하고 있다. 물끝선이 사라지면 철새들과 저서생물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는 새만금사업으로 수많은 철새들이 자취를 감춘 경우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갯벌의 주요한 기능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라는 것이다. 한국의 갯벌에는 약 1,000종의 생물들이 서식한다고 한다. 그리고, 갯벌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육지 나무와 풀에서 탄소를 흡수한 것을 그린카본이라 하고, 바다 주변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것을 블루카본이라 한다. 그린카본에 비해 블루카본이 2~5배 많이 탄소를 저장한다고 밝혀졌다. 이 때문에 지금 행양수산부는 갯벌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갯벌 복원을 위해 세금과 시간을 쓰는 것보다 지금 수라갯 벌에서 진행되는 신공항건설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하나, 새만금 신공항을 백지화하라!

새만금신공항이 시대를 역행하는 사업임은 밝혀졌지만, 전북의 정치권은 새만금 개발만이 살길이라며 예산 삭감에 반대하며 삭발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신공 항이 필요하고, 미래를 위한 선택이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젓게 된다.

미 공군의 제2활주로 역할을 할 것이 명백한 신공항, 탄소를 배출하는 신공항, 뭇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신공항, 이런 신공항은 필요없다. 만경수역의 마지막 갯벌이자 연안습지인 수라갯벌에서 바다와 땅, 하늘의 생명들이 숨 쉬며 살고 있다. 그들 없이는 우리도 살아갈 수 없다. 이젠 과거와 같은 토건사업을 통한 발전이 아닌, 기후정의 실현을 통한 지역공동체의 회복이 필요하다. 지난 30년도 모자라서, 또 다시 도민들을 우롱하고 생태파괴가 자명한 새만금신공항 계획은 백지화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해수유통을 확대하여 새만금의 생태를 복원해야 한다.

Post Author: 전북노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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