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시도되었던 전교조의 규약시정명령을 통한 법외노조화는 전교조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위한 것 같다. 즉 전교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에게 노동조합 가입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전교조 규약을 빌미로 전교조의 노조 설립을 취소하려 하였다. 그동안 보수 단체들의 준동, 보수 관료의 입장표명, 보수언론의 기정사실화 등 보수의 공세가 집중되었지만 전교조의 총력투쟁 결의, 국가인권위 제소, 민주노총 차원의 공투본 구성, ILO 등의 긴급 개입, 신임노동부 장관 청문회 등에서 적극적인 문제 제기 등의 반격과 새 정부 구성의 지연이 맞물리면서 적극적인 공세가 잠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조합의 생명은 자주성이다. 해고된 자에 대한 조합원자격 부여 여부는 노동조합이 자주적으로 판단할 문제이지 정부가 강제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해고자를 배제할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면서,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를 반려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설립을 취소하려 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은퇴자와 해고자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ILO에서는 2002년, 2009년에 이어 2013년 3월 긴급개입을 통해 조합원 자격 요건은 노조의 재량권이며, 해고된 자의 조합 활동을 막는 법규정을 폐지하여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한국 정부에 권고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10년에 조합원 자격 논란을 해소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정의에 해고된 자, 실직된 자, 구직중인 자를 포함할 것을 권고하였다. 또한 2004년 2월의 대법원 판례에서도 실업자와 구직중인 자를 포함하도록 판결하였다. 더구나 이렇듯 노동조합법 2조와 이와 연동되어 있는 교원노조법 2조는 국제기준, 국가인권위 권고, 대법원 판례에 부합하지 않고 있으며, 법률적 상식에 어긋나는 조항이다.

현재 전교조 탄압의 법률적 근거인 노동법 2조, 교원노조법 2조, 노동법시행령 9조가 지니고 있는 법률적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법률 개정의 필요성에 대두되고 있다. 이에 노동부와 국회는 노동조합법 2조의 근로자 개념에 해고자, 실직자, 구직자를 포함시키고, 교원노조법 2조의 교원노조 가입대상자를 교원자격증 소지자로 확대하여 해고자, 실직자, 구직자 등을 포함하도록 조속히 노동조합법과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한다.

전교조는 현재 공무원노조와 연대투쟁을 비롯하여, 정권의 규약시정명령/노조결격사유시정명령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동법/교원노조법 개정을 위한 서명과 국회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전 조합원의 힘을 모아 정권의 법외노조화 시도를 단호히 막아내고 학교를 교육이 가능한 민주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