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 회원을 만나다

정정수 회원을 만나다

인터뷰: 김연탁 사무처장

 

정정수 회원에 대해 평소에 가지고 있는 느낌은 ‘부지런함’입니다. 제가 아는 취미만 해도 수영, 사이클, 검도 ,등산, 목공 등 다양합니다. 그리고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자격증 공부를 합니다. 집에서 개를 키우고, 인간관계, 노동조합, 투쟁에 있어서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갈등도 있지만, 따뜻한 심성과 베푸는 성격 덕에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사람입니다. 노동연대 초창기부터 회원활동을 하고 있고 평등지부 지부장도 역임했지만,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다른 활동에 비해 노동연대에는 잘 참여하지 않아 낯선 회원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동연대 사무실의 시설보수를 위해 자비로 부품을 구입하여 수리해주기도 하고, 사무실에 필요한 공구를 기증해주기도 했습니다. 노동연대에 대한 애정은 다른 회원들 못지 않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간 정정수

1.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정정수입니다. 지금 전북도청 시설관리노동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고향은 순창입니다. 8남매중 막내로 태어나서 여유롭진 못했지만 자유분방하게 살아왔습니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보다는 학교를 좋아했던거 같고요 스무살 때 처음 순창을 떠났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 하드웨어(네트워크 관리 및 하드웨어 수리)및 통신 관련해서 일을 했고 일을 하다가 학업의 필요성을 느껴 졸업한 지 5년뒤에 야간대학을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관련 업체를 창업했으나 IMF사태로 인해 접어야만 했습니다. 그 후에 시설관리노동자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전북도청은 2006년 3월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근속하고 있습니다.

2. 지금까지 꿈 또는 삶의 좌우명은 무엇이었습니까?

어렸을 때 주위에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던 소년 소녀가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가진 꿈이 ‘어떠한 선택권도 없이 힘든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나이가 들어서 생긴 기준이 ‘현재하고 있는 일에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3. 평소에 동지를 보면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을 합니다. 원래부터 그렇게 열심히 살았나요?

원래 활동적이기는 하지만, 열심히 살기로 마음먹은 것은 40대가 되면서였습니다. 열심히 안 살면 늙어서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도 큰 계기였습니다. 1996년대 중반에 장기기증 서약을 했습니다. 주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주위사람들이 건강을 잃는 것을 보며, 돈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택하게 됐습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분회장, 평등지부 부지부장, 지부장을 역임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적인 생활인보다 선택의 기로에 더 많이 서게 됩니다. 그런데, 꼭 해야만 하는 일일 때,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안해도 되는 일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때마다, 제가 불편하고 손해보는 것을 선택해야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안하고, 핑계를 찾는 것이 싫었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정정수

1.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전북평등지부)에 가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근로조건이나 임금이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열악하긴 했으나, 직접적인 계기는 공무원들에게 당하는 인간적 모멸감이었습니다.

2. 평등지부 조합원으로서 기억나는 투쟁이 있나요?

조합을 가입하기 전에 비조합원으로서 지켜보았던 전북도청미화투쟁이 지금까지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습니다. 늦은 봄에 시작된 투쟁이 그 다음해 개나리가 필 즈음에 끝났습니다. 태풍으로 농성천막이 통째로 날아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흔들림 없이 투쟁하고, 끝내 복직하는 미화 조합원들을 보며 감동했었습니다.

3. 평등지부 지부장 활동시에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좋았던 점은 평등지부는 다른 노조보다는 끈끈했습니다. 그래서, 결속력이 좋고, 집행부의 뜻도 잘 따라주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조합원과 보다 부대끼며 마음을 통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싸웠지만, 중간에 이탈한 사업장(농촌진흥청, 행복한 요양병원 등) 동지들이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습니다.

4. 조합원의 입장에서 민주노총이나 평등지부에 대해 아쉬운점 또는 개선해야 할 점은?

평등지부가 조합원이 600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조합원 수가 증가하면서 잘 모르는 조합원도 많아지고, 조합원간에 연대감이 좀 아쉬운거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업장문제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평등지부하면 연대, 단결된 투쟁 하나된 조직이라는 명성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조합이 투쟁을 통해 권리를 쟁취할 수 있는 단체이긴 해도 좀 더 재미있는 조합활동 이었으면 합니다.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자본과 정권의 악의적인 외곡에 의해 민주노총이 마치 귀족노동자들의 이권과 이득만 대변하는 것처럼 일반 시민들에게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는 열악한 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소외된 국민들도 같이 보듬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 젊은 노동자들이 함께 해서 민주노총의 활동이 더 역동적이고,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5. 조합원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투쟁의 주체는 노동자 본인입니다. 노동조합은 그 투쟁을 지원하는 조직입니다. 그런데, 마치 조합에 가입하여 조합비를 내면 노동조합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보험이 아닙니다. 주체성과 목표를 갖고 투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평등지부가 건재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교육시간에 집회에 참석한다고 전북도청이 징계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등지부 집행부의 결정에 따라 모두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전북도청투쟁은 꼭 승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연대 회원으로서 정정수

1. 노동연대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랫동안 노동운동가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조합원들과 노동현장에 대한 열정으로 수십년을 활동해온 활동가들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활동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노동연대활동을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고마움이 있습니다.

2. 노동연대가 사회변화를 위해 어떤 부분에 주력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사회에서 직업차별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신분)에 대한 차별은 여전합니다. 모든 사람이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차별 없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을 강화했으면 합니다.

3. 노동연대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세요.

그동안 노동연대 활동에 참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후에는 노동연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인터뷰 후기>
전북도청 결의대회 앞두고 1시간 30분 전에 시작된 인터뷰는 집회 5분 전에 겨우 마무리되었습니다.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인터뷰에 응하는 동지의 말을 끊지 못하고,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끝까지 ‘성실이란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끝>

Post Author: 전북노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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