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북한이 온다」
김연탁 (회원)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색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전쟁위기를 들먹이며 ‘안보불안’을 제기하고 있고, 국민의 힘은 그러한 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안보불안’은 수구세력이 권력재편기에 지지표를 집결시키기 위해 써먹던 단골 시나리오였으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전형적인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이 역전되었다. 그리고, 선거운동이 진행중인 현시점에서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 ․ 강원 북부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 힘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다.
그렇다면, 안보불안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적절한가?
필자는 이에 충분히 공감하며, 한반도 내 전쟁 가능성 역시 어느 때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 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까지 확전되었으며, 중국의 태평양 진출전략과 미국의 태평양 봉쇄전략이 맞물려 대만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시기를 구조적으로 얄타체제의 위기 또는 신냉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라는 유일패권국가의 지배력 약화에 따른 중국․러시아․북한․이란 연합의 도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현실은‘투키디데스 함정’의 반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세계적 흐름 속에 한반도 역시 종속되어 있다.
하지만, 한반도 내에서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한반도 내부에 기인한다.
문재인정권은 출범하자마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내세우며,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났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노딜과 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새로운 길’을 천명하며, 더 이상 협상을 통한 경제발전의 미련을 버렸다. 이제 한반도는 불가역적 핵의 시대를 맞고 있다.
북한은 이후 남한을 적대국가로 선정하였고, 통일을 목표에서 삭제했다. 범민련과 6․15 북조선 추진위원회도 해체했다. 그리고, 미사일을 연달아 시험발사하며, 남한과 미국을 향한 혐오가 가득한 워딩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남한과 미국의 지배세력들은 이러한 북한의 변화에 둔감하다. 그래서 힘으로 윽박질러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 국방예산을 계속 늘리고, 한미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쟁을 대비한 훈련을 강도높게 시행하고 있다. 워딩 역시 북한에 못지않게 적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화 역시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북한의 변화와 문재인․윤석열 정부의 무능, 그리고 이후 대안을 서술한다. 우리에게 닥친 상황은 희망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외줄타기식의 고도의 균형감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쟁을 막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견인할 수 있는 평화운동세력의 결집을 제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난 후, 현재의 상황과 북한의 현실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잘 쓰여진 반면, 대안에 대해서는 별로 그럴듯한 해답이 보이지 않아 좀 답답함을 느꼈다. 단체의 회원들과 독서토론회를 함께 진행했는데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다. 다만, 기존의 통일운동과 평화운동에 대해서도 재평가를 진행하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