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꽃에, 미나브 미선이

미선나무 꽃에, 미나브 미선이

김정훈

봄볕이 어여쁘다 하여
봄바람이 피어난들 그게 뭐, 하며
그리운 맘 살짝 감추고 사알짝 보이게
봄꽃 찾아갔더니
꽃 피었다 미선나무
막 세수한 물방울이
말간 얼굴이
떠올랐다

자그만 하고 어쩌면 앙징맞고
처연하고 쓸쓸하고 소녀들 같고
흔들리며 날아갈 것 같이
아리아리 하고 투명하고
가지마다 봄바람 들고
봄볕도 티 없이 스며드는
하늘한 얼굴이
들어왔다

약한 자들의 봄은 때때로 슬프다
이란 호르무간주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
미나브의 선한 나무들이 그새
미선나무 가지에 맺혔다, 봄꽃
한국 경기도 양주군 효촌리 국도 길섶
효순이 미선이 바람으로 찾아오던 꽃자리
미선나무 가지마다 모여들었다, 봄꽃
슬퍼하는 자들의 봄은 때때로 힘이 세다

자기들은 모른다고 했던 장갑차도
자기들은 몰랐다고 하는 미사일도
죽었다 하여 그 목숨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한다
약탈과 전쟁의 파편이 튀어도
복수초는 얼음새를 뚫고 노란 봄 불러오고
미선나무에 선한 꽃들이
피었다

무섭고 슬프다 하여도
두렵고 슬프다 하여도
부른다
미선나무 효순이 미선이
미나브 미선나무
어여쁘다 사르르 눈시울
미선나무 봄볕
어여쁘다

편집팀 주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 시작된 2월 28일, 미군은 순항미사일로 이란 남부 도시 미나브의 샤자레 타이예베(Shajareh Tayyebeh, 이란어로 좋은 나무) 초등학교를 폭격했다. 미군이 공격 대상을 설정하며 과거 정보를 바탕으로 학교 인근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기지와 함께 약 170명이 재학 중인 학교도 군사기지로 분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폭격으로 오전 수업에 참여 중이던 어린이 120명, 교사 26명를 비롯해 학부모 7명 등 16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Post Author: agent AI 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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