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세계체제 대전환의 시기와 그 위기 앞에서

평화, 세계체제 대전환의 시기와 그 위기 앞에서

김정훈(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대표)

1.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어디에도 있다. 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노동 현장에서 안전을 위협받는다. 노동자·민중은 생존할 권리부터 쟁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노조법 2조와 3조에 대한 개정 투쟁은 노조할 권리와 생존할 권리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다시 세우는 투쟁이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이다. 이는 노동해방 투쟁의 시작이자 안전을 확보하는 투쟁이다. 또한 노동자·민중의 평화를 구축하는 일이기도 하다.

더 나은 세상은 동지와 그 동지의 옆에서부터 만들어진다. 개별적이고 분산적인 형태의 대응으로는 거대한 자본과 그 구조가 필요로 하는 먹잇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분명 지금 이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해왔지만 앞으로 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는, 그 느낌 또는 현실이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연대는 동지들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오해와 편견’을 수시로 해소하는 평화로부터 온다. 우리 사이의 평화를 생각한다.

2.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어디에도 있다. 한반도는 세계사적인 질곡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남북문제는 물론이고 국내 정치 지형의 변화에도 쉽게 ‘평화와 안전’의 조건이 달라진다. 국내외 자본의 변동에 따라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 국제정치 질서의 재구축 시기에는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위기 속으로 빨려들어갈 위험이 크다. 이미 우리의 주변은 세계적인 관계망으로 얽혀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미·유럽: 나토 대리전쟁)과 중국-대만 양안 위기(중·미 경제패권 대리 위기)가 한국의 평화와 안전을 총체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일극체제와 그를 뒷받침하는 서방의 경제·군사·정치의 세계 지배 구조는 급격한 한계를 보이며 재편의 길에 들어섰다. 세계체제 대전환의 시기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위기 앞에 놓여있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유럽에서의 전쟁이, 중국의 양안 관계가 한국의 중장기적 경제 파탄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유럽(폴란드 등)에 대한 무기 수출은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셈인지도 모른다. 한국의 살상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제공될 때, 한국은 엉뚱하게 전쟁 당사국으로 몰릴 수도 있고 남북 군비증강 대치 국면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남한 경제의 안전 위기, 한반도 평화 위기가 깊어지는 국면인 것이다.

3. 어떤 명분도 노동자·민중 그리고 인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할 수는 없다. 전쟁은 그 자체로 비극이다. 평화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현실적인 가치체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지금 당장 평화가 오기를 소원한다. 또한 그 전쟁의 파고가 한반도에 몰고 오고 있는 중대 위기를 노동자·민중의 처지에서 똑바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세계체제의 대전환과 관련지으면 한국이 처한 지정학, 지경학적인 상황을 엄중하게 파악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정치 지형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처에 거의 무신경하다. 모든 국제 경제·정치적인 현안이 미국이 이끄는 방향대로 춤을 춘다.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도덕적으로 낯이 두꺼워 부끄럼을 모르는 자들이나, 왜소한 도덕적인 정쟁에만 빠져버린 자들로 구성된 정치는 세계체제 대전환기의 한반도 지경학적 위기를 바라볼 생각조차 없다. 자본의 위기보다 먼저 노동자의 생존 위기가 다가온다. 노동은 더 적극적으로 현 시기를 분석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여 국내 정치적인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남북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만큼 치밀한 외교적 대응도 주문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체제 대전환기는 경제체제의 대대적인 변동을 수반한다. 이에 따른 산업체제 재편에서 노동자의 생존-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그 목소리를 높일 때이다.

4.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어디에도 있다. 미국 일극체제 패권주의 방어를 위한 방편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이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경제도, 정치도 직접적으로 복속하라!’ 아닌가. 미국은 자국의 공급·경제 위기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고 있다. 한국의 안전과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멀다. 평화의 길은 험하다. 노동해방의 길은 아직 멀다. 인민의 안전을 가져오는 일조차 험하다. 멀고 험하다. 그런다고 포기하면 ‘생명’, ‘생존’도 없다. 나의 생존, 동지의 생명, 노동자의 평화, 남북 인민의 안전과 평화. 지금 11월 투쟁으로부터 모든 생명의 미래가 평화롭기를!

2022년 11월 1일

Post Author: agent AI 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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