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인플레이션, 우리는 왜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는가?
강문식(민주노총전북본부 정책국장)
현재 전세계의 화두는 인플레이션이다. 8%대를 유지하는 미국의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은 198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물가상승률은 줄곧 0%에 근접하였으며 세계는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던 처지였다. 올해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Fed)1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5차례에 걸쳐 0~0.25%에서 3.0~3.25%까지 인상했다. 금리 인상이 초래할 경기 위축, 혹은 인플레이션의 결과를 두고 미 경제학계는 치열한 논쟁 중이다. 이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을 시행했다. 필자는 올해 초 인플레이션이 단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었으나 그 이후의 전개는 전망에서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당시 간과했던 쟁점들을 상세하게 살피고 인플레이션과 그에 대한 정책대응이 갖는 의미를 다룬다.
인플레이션이란
사전적 의미에서 인플레이션은 물가 수준이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같은 단위의 화폐가 표현할 수 있는 상품가치의 양이 줄어드는 상황을 뜻한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몇 가지 인식이 있다. 첫째, 밀턴 프리드먼이 인플레이션을 ‘상품에 비해 돈이 너무 많은 현상’이라고 표현했듯 화폐량의 증가와 연관 짓는다. 정부,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어서 물가가 올랐다’는 식의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도 한다. 이를 ‘경험적’으로 표현한 것이 그림과 같은 필립스 곡선이다.

케인즈주의 경제학은 재정 지출로 수요를 견인하여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케인즈주의의 목표는 그 사회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고용수준인 완전고용의 달성으로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완전고용 상태를 넘어설 만큼 총수요가 증가하여 총수요가 총공급을 초과할 경우, 생산요소의 비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생산비용에는 원자재, 중간재, 유통비용, 지대 등의 가격이 포함되지만 대개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것은 임금이다. ‘물가가 오르니 임금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기에 연관되어 있다.

모두 쟁점적인 진술이며 경험적으로도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먼저 통화주의가 지지하는 화폐수량설은 화폐가 상품생산에 외생적2으로 투입되므로 화폐공급이 물가를 상승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 Fed가 4,000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지난 10여 년간의 결과는 유례없이 낮은 물가상승률이었다. 통화주의 이론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통화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은 마르크스의 화폐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마르크스에게 있어 화폐는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노동력이 투입되어 생산된 특수한 상품으로서 상품생산에 내생적이다. 유통되는 화폐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 사회에서 생산하는 상품의 가치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인위적으로 공급한 통화는 어디로 간 것일까? 정책결정자들은 공급된 유동성이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으나 통화는 자산시장에 머물렀고 기업의 투자는 저조했다. 위 그래프에 나타나듯이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된 2009년 이후 본원통화는 크게 증가했지만, 광의의 통화량(M2)은 변화의 폭이 작았고 2020년 전까지 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주택가격과 증시는 모든 기간 크게 상승3했다. 화폐의 공급에도 실제 유통되는 통화가 적었던 것은 낮아진 자본의 수익성 때문이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관계에 있어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약해져 필립스 곡선이 평탄해졌다는 사실이 ‘경험적’으로 확인된다. 우리나라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관계도 약해졌다.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추계한 왼쪽 그래프에서 추세선(점선)을 지운다면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임금과 물가상승의 관계도 그간의 통설과는 다르다는 여러 보고가 있다. 올해 6월 발간된 국제결제은행 보고서는 임금의 상승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졌으며, 조직률 감소 등 노동자의 협상력이 약해진 것을 그 이유로 꼽는다. 한국에서도 최근 20년간 임금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2021~2022년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논쟁
현재 인플레이션의 원인, 전망을 두고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논쟁의 주요한 쟁점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공급과 수요 어느 편에 있는지를 두고 형성되어 있다.
우선 각국의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켰다는 수요견인(demand-pull) 인플레이션을 지지하는 입장이 있다. 통화주의자뿐만 아니라 올리비에 블랑샤르, 래리 서머스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장하던 일부 케인즈주의자도 이쪽에 서 있다(본 글에서는 편의상 크루그먼의 표현을 빌려 이들을 ‘인플레이션팀’으로 지칭한다). ‘인플레이션팀’은 GDP갭4에 비해 COVID-19 대응 재정정책의 규모가 크다면, 실제GDP가 잠재GDP를 초과하여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반대편에서는 공급 압력(supply-push)이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한다. COVID-19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설비 가동률 하락, 물류 병목,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 재편,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공급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거론된다.5 공급 인플레이션을 주장하는 측은 공급이 개선되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고, 긴축정책은 공급을 확대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이쪽 편에 가까운 크루그먼은 서머스와 블랑샤르를 비판하며 잠재GDP가 과소추정되었고 경기구제책은 소비되기보다 저축으로 이어졌다(본 글에서는 이러한 입장을 ‘안심해팀’으로 지칭한다).
연이은 쟁점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긴축정책의 강도에 있다. 2021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미국의 노동시장은 올해 상반기 들어 실업률 4% 미만의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빈 일자리 수는 8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하여 2020년보다 300만 개 많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팀’은 자연실업률보다 낮은 실업률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때문에 현재의 실업률을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높여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지금보다 급격한 긴축을 시행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구인율이 낮아지면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며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반면 ‘안심해팀’은 구인율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노동자를 해고하기 전에 구인의사를 먼저 철회할 것이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의 연착륙이 가능하며 오히려 과도한 긴축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심해팀’은 금리 인상의 효과는 지연되어 나타나므로 이미 과거의 상황이 된 물가상승률 지표를 근거로 과도한 긴축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에서 공급요인과 수요요인을 분리하여 각각의 기여 정도를 계량한 월별 통계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계산에 따르면 2022년 8월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중 공급 측면의 기여분은 2.92%, 수요 측면의 기여분은 1.88%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아담 사피로는 최근 공급 요인의 효과가 더 증가하고 수요 요인의 영향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6
인플레이션은 누구에게 나쁜 것인가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기에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며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통화정책에 나서는 것일까.
1980년 이전 고인플레이션 시대와 그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면 인플레이션의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 상황을 단순화시키면 인플레이션으로 직접적으로 손실을 입는 경제주체는 돈을 빌려준 사람(채권자)이다. 명목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다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된다. 금리가 고정되어 있을 때, 돈을 빌린 사람(채무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 부채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미국은 이번 인플레이션 이전에 발행한 국채의 실질 가치가 하락하여 부채 감소(혹은 정부 수입 증가) 효과를 누렸다.
1960년대 중반까지 황금기를 경험하던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1965년부터 이윤율이 크게 하락하며 자본-노동 비율이 급속히 상승한다.7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으로 특징지워진 1970년대의 경제위기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미 Fed는 1970년대 초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12.9%까지 올리는 긴축정책을 시행했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는 긴축에 반대하는 사회적 압력으로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완화적 정책으로 돌아섰다.8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저인플레이션 시대로의 전환은 계급 간, 자본 부문 간 권력 관계를 역전시키며 이루어졌다. 폴 볼커는 미 연준 의장에 취임한 후 1979~1981년 사이 기준금리를 19%(실질금리 10%)까지 인상했다. 정부는 극심한 실업, 구조조정에 맞서는 노동운동을 무력으로 진압(미 관제사 파업, 영 광산 파업 파괴)했고 작은 정부론을 내세우며 공공부문 사유화, 긴축재정에 나섰다. 이 일련의 조치는 소유자(채권자)의 권력을 강화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했다. 금융화된 자본주의체제로의 변모 이후 자본의 이윤율은 다소 회복된다.9 1980년대부터 상위 소득자에게로 부가 집중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협상력은 낮아졌다. 뒤메닐·레비는 1970년대에는 미국의 상위 1% 소득자가 총소득의 9%가량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07년에는 그 비중이 24%로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필립스 곡선의 평탄화는 이와 같은 배경에서 보다 명료하게 이해될 수 있다. 그래서 ‘1979년의 이자율 상승은 시장 메커니즘의 효과가 아니라, 숙고된 결정이자 권력 행사의 효과이다(뒤메닐·레비).’10

긴축이 유일한 답일까?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장된 공포, 인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는 강박은 소유자의 이익을 신성시하는 이데올로기의 한 형태이다. 금리인상과 재정정책의 축소라는 수단을 이용해 인플레이션을 급격히 낮춘다면 소유자의 이익을 지키는 대가로 노동자에게는 높은 실업률과 실질임금 감소라는 희생이 전가된다. 위 그래프는 실질금리가 높아질 때 실업률도 높아졌다는 역사적 경험을 보여준다. 2008년의 양적완화 정책을 실행했던 밴 버냉키 Fed 전 의장은 지금은 1980년과 다르므로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시에는 이자율 상승에 사회적 저항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가파른 금리인상을 포함한 긴축정책은 ‘인플레이션팀’의 주장처럼 경제에 충격을 주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2008~2009년 위기 이후에도 낮은 수익성이 만성화되어온 만큼 그 같은 조치는 ‘인플레이션팀’의 예상보다 더 강한 연쇄적 충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진보센터의 저스틴 슈바이처, 로즈 카타르는 2022년 2분기 미국의 비금융법인의 이익률이 195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실질임금은 감소하여 노동소득분배율이 악화되었다고 지적한다. 1980년대 이후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는 보고가 있는 가운데에도 노동자의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긴축정책의 희생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자는 주장이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정부의 긴축정책에 따른 불평등의 심화를 막을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
필자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대한 일련의 논쟁과 관련해 증세 등 재원 마련 없이 시행된 COVID-19 기간의 재정정책이 수요 측 원인에 기여했다고 판단한다. 2020~2021년의 완화정책은 금융경색에 대응하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정책이었던 2008년의 양적완화 정책과는 차이가 있었다. 2020~2021년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더해 급여보호프로그램(PPP), 실업수당, 경제부양지원금(EIP) 등 가계가 곧바로 소비할 수 있는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 재정정책의 근거로서 조세 확대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은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대기업과 고소득자 증세를 추진했다. 올해 8월 통과된 인플레이션감축법은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 및 재정확대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더 나은 재건(BBB)’ 중 마지막 법안인 미국가족계획(American Families Plan)에 기초한다. 한국에는 전기자동차 보조금법으로 다소 부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만 법안의 요지는 부유층에 세금을 부과하고 공급 측면에서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높여 인플레이션에 대응한다는 데 있다. 주요 내용은 ①세전 이익 10억 달러 초과 대기업은 법인세 최저 실효세율을 15%로, ②주식 소각 등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1%의 과세, ③제약회사 처방약 가격 통제 등의 방안으로 7,40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사회보장 및 재생에너지 산업에 4,330억 달러 규모로 지출한다는 것이다. 법안은 각종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적정임금’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한다. 7,4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확보하여 4,330억 달러 규모의 지출을 하겠다는 것이니 수요 감축의 효과도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의 내용은 미 공화당과 민주당 조 멘친 상원의원의 반대 등으로 ‘더 나은 재건’에서 후퇴하였다. 지출 규모와 항목이 줄었고, 지원의 전제조건도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 ‘적정임금’으로 수정되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은 한국의 노동운동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인플레이션 국면 가운데 노동자계급은 긴축론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며 정부에 불평등을 감축시키는 방향의 재정정책 실행을 요구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재정정책 자체보다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위기의 책임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있다. 증세의 방법에 있어서는 횡재세와 같은 일회적 소득에 대한 과세를 넘어 법인세, 자본소득세, 고소득자세 등 상위 소득자 전반의 조세부담률을 인상시키는 편이 타당하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긴축재정을 표방하는 동시에 감세를 외치고 있다.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사회보장 지출 확대 요구로 쟁점을 형성하고 인플레이션과 그에 후속할 가능성이 있는 경제위기의 결과가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압력을 형성해야 한다.
-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의 중앙은행에 해당한다. ↩︎
- 상품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 ↩︎
-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자산 가격 상승과 물가상승은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GDP를 기준으로 볼 때 이미 생산이 완료된 상품(예를 들어 아파트)의 가격이 오른다 해서 GDP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물론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2배로 오른다면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가격도 오르고, 임대료도 오르기 때문에 GDP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노동자의 노동력이 투입되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실물경제가 성장할 때 GDP도 성장한다. ↩︎
- 한 나라가 완전고용을 이루어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생산수준을 잠재GDP라고 이르는데 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가 GDP갭이다. GDP갭이 음수일 때는 그 사회의 생산능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고, GDP갭이 양수라면 생산능력을 초과하여 생산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
- 공급 측면에는 좀 더 장기적이고 국제적인 요인도 있다. 1980년대 이후의 저인플레이션체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아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했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중국 노동자의 임금 상승,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제 분업 체계를 재편하려는 미국의 대외정책도 중요 요인이다. 짚어둘 것은, 중국 공급망 재편 이슈는 COVID-19를 계기로 보다 강경하게 표출되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국 및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향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었다. ↩︎
- 이를 반영한 것인지 10월 21일에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윤율 하락은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에서 기인함을 밝힌다. ↩︎
- 1970년대 이자율 저하에서 채권자에 대한 차입자의 권리에 우호적인 활동을 지지하려는 정치적 의지의 표현을 보아야 한다(『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뒤메닐·레비). ↩︎
- 금융화된 자본은 금융부문의 자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애플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수월하다. 애플은 이전의 제조업 기업과 달리 자신의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세계 여러 나라의 하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활황으로 수요가 늘어난다면 하청 업체에 발주를 늘리고 불황이 도래하면 하청 업체와의 계약을 축소하거나 단절한다. 애플은 영업잉여를 설비 확대에 사용하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가를 부양하며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펴기도 한다. 외주화, 불안정노동(비정규직), 구조조정은 소유자(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금융화된 자본주의의 한 단면이다. ↩︎
- 마르크스는 이자율을 결정하는 ‘경제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신고전파 이론은 이자율을 다른 가격과 동일한 하나의 가격으로 취급하고 케인즈주의 이론은 그것을 유동성에 대한 수요와 연결하는 반면, 마르크스는 이자율에서 (비록 경기순환에 의한 유동성의 조건에 따라 변동하기는 하지만) 사회적 관계, 말하자면 세력관계를 발견한다(『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뒤메닐·레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