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전쟁과 한반도의 위기
구중서(평화바람)
1. 들어가며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연습을 하고 있다. 남한은 윤석열 정부로 바뀌면서 한-미 공군, 한-미 해병대 등 다양한 한-미 연합훈련을 실행하고 있다. 현 정세에서 이러한 훈련의 강화는 단순히 일국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하, 우크라이나전쟁)은 이미 개별 국가 간의 전쟁으로 볼 수 없으며, 중국과 미국은 대만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반도 또한 같은 처지에 있는 것이 현재의 정세다.
우리는 지구의 반대편에서 발생한 전쟁(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간과하곤 한다. 하지만, 이라크전쟁의 경우 석유 생산량의 차질로 국내 기름값 및 석유계 화학제품의 가격이 상승하였으며, 우크라이나전쟁은 우리의 경제활동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쟁의 영향은 전쟁 당사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인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크라이나전쟁, 한반도의 전쟁연습, 미중 무역전쟁 등 세계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
2. 우크라이나전쟁의 의미
우크라이나전쟁 발발의 원인
전쟁은 우연한 한발의 총성에 의해 시작되기도 하고, 매우 정교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철저하게 준비하여 발발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1차 세계대전으로 발전하였고, 후자의 경우는 2차 세계대전으로 발전하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다른 이유로 전쟁을 시작하였다.
러시아가 주장하는 전쟁의 명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가 동진하지 않기로 약속하였는데, 이를 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입장에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이 통일되는 과정에서 당시 소련의 서기장 고르바초프가 서독의 총리 헬무드 콜과 만나서 구두약속을 하였고, 미국이 이에 동의하였다. 하지만, 구소련의 붕괴 이후 1999년 3월 폴란드·체코·헝가리가 나토에 가입했고, 2004년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불가리아·루마니아 등 옛 소련 공화국에 속했거나, 공산정권에 있던 나라들이 가입하였다. 이후에도 2009년 알바니아·크로아티아, 2017년 몬테네그로, 2020년 북마케도니아가 가입하는 등 나토의 적극적 동진정책으로 인해 구소련의 영향력에 있던 국가들이 적국으로 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된 이후 친서방 정책으로 일관했으며, 나토에 가입하려 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라 표현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도발로 여겼다.

우크라이나전쟁의 현재 양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특수 군사작전’을 선포하고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였다. 러시아는 전쟁을 준비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22만 명의 병력을 집중시켰고, 전쟁이 시작되자 탱크를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점령해갔다. 전쟁 초반에는 러시아의 압도적인 무기와 병력으로 길지 않게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을 것 같았으나,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의 거센 저항, 서방(미국 중심)의 무기 공급, 세계에서 모인 자발적 민병대 등의 힘에 의해 고착상태를 유지하던 상황이 유지되더니, 이제는 러시아가 밀리는 형국이다. 미국은 15조 원 이상의 무기를 공급하였고, 세계 각 국가도 무기 구입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 물론 한국 정부도 공식적으로 무기를 지원하였다. 미국의 미사일과 탄약 등 지원으로 미국 내 탄약고가 비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특이한 점은 전략자산의 활용이 적고, 비대칭전력의 사용이 많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튀르키에(구 터키)의 드론을 들여와 러시아 탱크 및 주요 거점을 파괴하며 전과를 올렸다. 러시아는 무인드론의 강국으로, AI드론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수준이다. 그러나 AI드론이 학습을 하지 못해 전장에서 활용도가 떨어지자 이란제 드론을 수입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시설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선이 다시 한번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 전력의 문제가 아닐까 추론해본다.
지난 2월에 발발한 우크라이나전쟁은 8개월을 넘기면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혔고, 탄소를 배출시켰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는 더티 밤(재래식 미사일에 방사선 물질을 장착한 무기)을, 러시아는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은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전쟁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21세기에 많은 전쟁들이 있었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전쟁은 2001~202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생화학무기를 빌미로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라크전쟁이다. 중동에서 발생한 전쟁에 대해 우리는 미국과 서방이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석유전쟁으로 생각했고, 이로 인해 유가 변동으로 자동차 주유 시 주유비 상승, 일부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인상을 경험하였다.
우크라이나전쟁이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었다. 러시아는 천연자원(화석연료) 및 곡물의 수출량이 많은 국가이며, 우크라이나 또한 곡물 수출량이 많다. 우크라이나전쟁은 세계경제를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불안했던 유가는 8월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전쟁 이전 수준인 90달러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스의 경우 대표적으로 독일은 60% 이상, EU가맹국 평균 40.8%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이 대부분 난방을 가스로 하고 있어 유럽은 지금 가스 비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곡물값의 경우 2020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특히, 흑해지역(크림반도) 수출 비중이 높은 곡물인 밀, 옥수수, 보리와 콩은 전쟁 발발 직후 선물시장에서 최대 137%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교역량 점유율을 합하여 곡물별로 보면 옥수수 14%, 밀 29%(러 20, 우 9), 보리 24%(러 14, 우 10), 해바라기유 63%(러 20, 우 43)이다. 기후위기로 곡물생산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재배 면적의 약 30%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곡물가격 상승은 식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의 가격 상승과 외식사업에 영향을 준다. 국민 먹거리인 치킨의 가격 상승이 우크라이나전쟁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고, 빵의 원료인 밀의 가격 상승은 제빵업계와 우리의 식탁 가격을 상승시켰다. 옥수수 가격의 상승은 소·돼지·닭 등의 사료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그 파급력은 확대되어 전체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곡물은 1년 단위의 사이클이 있어 생산량의 감소 영향이 1년 이상 지속되고, 공산품과 같이 생산량을 기계적으로 증가시킬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곡물값의 상승은 세계 식량 기근으로의 발전과, 가난한 세계 민중들이 굶주림에 죽어갈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참고로 2022년 한국의 경우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액은 약 2조 3천억 원 수준이다.
3. 한반도 전쟁연습의 양상
2022년에는 한-미 간의 연합훈련이 이례적으로 많아졌다. 이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거나, 미군이 하위 동원 체계로 한국군을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함을 의미한다.
북한은 올해 1월 5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지난 10월 14일까지 총 29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방사포를 동해상과 서해상에 발사하였다. 이는 2021년 총 8차례였던 것에 비하면 대폭 증가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인 화성-17호부터 순항 미사일 열차, 방사포 등 형태와 기능이 다양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목적은 과거나 현재나 똑같이 북-미 수교다.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것이다.
반면 한미연합훈련은 기존의 훈련에서 조금 벗어나 부대별(육,해,공)훈련이 강화되었다. 한반도에서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은 전쟁 등의 유사시에 한미연합군의 작전을 예행연습하며 최종적으로 북한 땅을 점령한다는 목적에 맞춰져 있다.
대략적으로 2022년 한미연합훈련은 4월 12~15일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이 진행되었고, 바로 뒤인 18~28일 본 훈련인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이 실시되었다. 연합지휘소훈련에서 2018년 이후 중지되었던 실기동훈련이 부활하였다.
하반기에 실시한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은 을지훈련(정부 공공기관 전시 상황 대응훈련)+자유의 방패(군사연습: 선방어 후역공)를 합쳐서 진행되었다(8월 22일~9월 1일). 지구상 국가훈련 중 최대규모와 인력이 투입되는 역대급 육·해·공 군사훈련이었다. 정부발표를 보면 지휘소연습+연합 야외기동훈련(실제 병력이 참가하여 야외에서 실시하는 기동훈련(FTX: Fleid Training Exercise)), 지휘소연습과 연계, 실전적인 연합 야외기동훈련이 시행되었으며, 특수부대의 적 지역 침투훈련, 해상상륙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키-리졸브(KEY-RSOI)훈련은 한미연합 전시증원훈련으로 전쟁 발발 시 주한미군 외 타 지역 미군이 참여하고, 한국군까지 참여하여 연합기동 등을 하는 전쟁연습이다. 2022년에는 키-리졸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리졸브 22-1(상반기), 22-2(하반기)로 명하고 두 번의 연습을 진행하였다.
전군연합훈련만 하는 것은 아니다. 9월 26~29일 동해상에서 한국해군은 문무대왕호(이지스함), 서애유성룡호(구축함) 등이 참여하고, 미해군은 항공모함인 도널드 레이건호와 순양함 등 20척이 참여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공군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10월 31일~11월 4일까지 진행하며, 훈련에 참여하는 전투기는 F-35등 250대 이상이며 전략폭격기 B-1B(랜서)도 포함되어 있다.
미 본토에서 특수전 사령부 연합훈련, 태평양에서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 하와이에서 해군, 해병대 연합훈련 등 전쟁연습은 남한 땅 말고도 미국의 영향력 아래서 끊임없이 진행되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앞마당에서 칼 들고 불놀이를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미연합훈련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면 그것을 명분삼아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악순환이 2022년에는 더욱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다.
4. 맺으며
우크라이나전쟁은 두 개 나라만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지구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존재이다. 서독의 평화정치가이자 안보 전문가인 헬무트 슈미트 총리는 “100시간 동안이나 협상했는데 아무 성과가 없어도 그것이 1분간 총을 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였다. 지난 2월 24일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총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양측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들이 계속 희생됨을 뜻한다. 슬픈 현실은, 8개월 동안 이미 양측에는 각기 수천 명의 군인과 민간인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싼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남북한의 대립과 잦은 전쟁연습은 서로를 자극하게 되며, 종래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남북한 대화와 협력을 위해 매진하는 시간은 너무 적고, 서로 전쟁연습만을 하고 있다. 전쟁연습을 위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해 무기를 개발하고 시험하고 훈련하는 것보다, 평화를 위해 대화하고 협력하며 상생에 투자하는 평화연습을 해야 한다. 한국의 한 해 국방예산은 50조 원이 넘고, 이 중 1조 원 이상을 미군에게 주고 있는데, 이런 예산을 평화, 인권, 기후 등에 투자하는 평화연습의 시대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