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및 서평] 키워드 한국 현대사 기행

[책 소개 및 서평] 키워드 한국 현대사 기행

김연탁(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사무처장)

한국 근현대 약사

조선왕조의 부패와 무능은 1894년 보국안민의 기치를 건 농민들의 봉기로 이어졌으나, 끝내 일본군과 조선군, 양반이 조직한 민보군의 총칼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 결과는 제국주의 침탈과 일본제국주의 36년 식민지로 이어졌다.

1945년 짧은 해방의 기쁨은 분단과 미군정, 이승만 정부의 독재와 부정부패로 이어졌다. 성난 민중들의 투쟁은 1960년 4·19 혁명을 가능하게 했지만, 민주당의 무능과 박정희 군부세력의 5·16 쿠데타는 4·19를 미완의 혁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와 이승만 종신집권의 적자 박정희의 18년 독재가 시작되었다. 노동자·민중의 끊임없는 투쟁은 지배세력의 분열을 만들어냈고, 내부의 총질로 유신정권이 막을 내렸지만, 육사 11기를 정점으로 구성된 하나회의 12·12 쿠데타로 인해 다시 권력은 정치군인의 손에 쥐어졌다.

4·19 혁명 이후 20년 만에 온 ‘서울의 봄’은 채 피지도 못한 채 꺾였다. 김대중·김영삼의 대통령을 향한 분열과 안일한 대처, 학생운동지도부의 5·15 서울역 회군 등의 오판은 5·18 광주의 희생과 전두환·노태우 집권으로 이어졌다. 전두환은 8월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의 간접선거에서 99.9%의 경이적인 지지율로 제 11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81년 2월 25일 12대 대통령선거에서도 90.2%의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노동자·민중은 1987년 6월 민중항쟁을 통해 정권교체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야권의 권력다툼에 따른 분열로 권좌는 다시금 군부세력 연장의 결과로 이어졌다. 2014년 세월호참사, 2015년 민중총궐기로부터 시작된 대반격은 2016∼2017년 촛불항쟁으로 이어져 끝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키는 반전을 만들어냈지만, ‘자유주의’에도 못 미치는 개혁적 보수정권은 언제나처럼 그 열망을 배신하였고, 다시 수구보수세력에게 권력을 넘겨주었다.

키워드 한국 현대사 기행 약평

한국의 근현대사는 노동자·민중에게는 로(怒:노하다)와 애(哀:슬프다)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비극의 역사다. 희(喜:기쁘다)는 너무 짧고 락(樂:즐기다)은 온 적이 없다. 그래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삼천리 산하 굽이굽이가 피와 눈물로 점철된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짧게 정리하면, 정치학자 손호철 교수(이하, ‘저자’)가 발로 쓴 책이다. 1년 넘게 전국 150여 곳을 찾아 3만 5천 km를 달려서 쓴 책이라고 한다. 1권은 제주·호남·영남지역의 사건을 48개 주제로 정리하였고, 2권은 충청·강원·경기·서울지역의 사연을 54개 주제로 정리하였다.

1권이 사건을 염두해두고 지역을 정리했다고 하면, 2권은 공간 속에서 숨어있는 사연을 끄집어내는 느낌이 든다. 1권은 익숙한 내용이지만 많이 슬펐고, 2권은 낯설지만 슬픔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에드워드 햄릿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남겼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우리 주위에서 전개되고 있는 많은 쟁점들이 과거의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를 명확히 단절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단적인 예를 들어, ‘이승만 정권이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친일경찰을 이용해 해체하지 않고 친일청산을 명확히 했더라면, 많은 희생을 막고 반공과 국가보안법 대신 보다 평등하고 다양하고 균형된 사회를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같은 것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 데 네 가지 원칙을 지키려 했다고 머리말에서 기술하고 있다. 첫째, 현장성이다. 둘째, 사실이다. 셋째, 관점이다. 넷째, 서사다. 필자가 읽으며 느낀 생각도 저자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장성을 담보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사진과 자료를 첨부했다. 사실성을 위해 최대한 명확한 자료에 근거했으며, 사실 확인이 어려울 때는 표현을 조심하고, 다양한 설을 기술하였다. 관점은 약간은 주관성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진보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서사에 있어서도 보다 많은 이야기를 싣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단, 오타와 오기는 주의해야 한다.

마치며

1,2권을 합쳐서 정가가 47,500원이다. 좀 부담일 수 있다. 그리고, 공간을 중심으로 사건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이 단편적이어서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통사를 먼저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위드(with) 코로나 시기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다. 식도락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알고 가면 훨씬 여행이 풍성해지고 기억이 오래 남을거라 생각된다. 조지오웰의 《1984》에 쓰여진 글로 끝을 맺고자 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Post Author: agent AI 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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