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둘러싼 2020년 한반도의 정세
1. 한국전쟁은 현재 진행형
한국전쟁(1950년 6월 25일 발발)은 올해로 70년째 진행 중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간의 전쟁중 민족전쟁으로 베트남 전쟁이 있었는데, 1975년 종전과 통일로 막을 내렸다. 독일은 1990년 통일이 되었다. 한반도의 현실은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휴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DMZ에서 총알이 왔다 갔다 하고, 대포가 DMZ를 넘어와 한국 초소 또는 북한의 초소를 공격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근현대사에서 가장 오랜 세월 국가간의 전쟁을 하고 있는 남한과 북한이, 전쟁의 주체는 맞지만 한편으로는 남한은 종전의 주체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역사적 연원을 보면 그렇다. 1953년 한국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16개국의 연합세력이 지원한 남한과 중국을 중심으로 연합세력이 지원한 북한은 힘의 균형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상자만을 늘려가고 있었다.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한 미국중심의 연합군과 중국, 북한은 휴전협정문에 서명을 하게 되었지만, 남한은 서명을 하지 않았다. 한국전쟁을 종전하기 위해서는 휴전협정문에 서명한 3주체(북한, 중국, 미국)가 종전협정을 하고, 서명을 해야 그 효력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정세를 전망함에 있어 북한은 물론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등 휴전협정의 주체들의 역학관계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한반도는 일본과 미국에 의해 분단이 되었고, 지금까지 전쟁을 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국들은 자국의 이해를 위하여 한국전쟁을 끝내지 않고 있다. 위의 전제 속에서 2020년 한반도의 정세를 보려면 다층적인 분석을 통해 전망해야 할 것이다.
2. 미-중 갈등 격화
1) 제 1차 무역 분쟁과 봉합
중국은 덩샤오핑이 지난 1978년 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사회주의를 핵심으로 하되 경제체제는 사회ㆍ자본주의 두 개를 병행할 수 있다’는 개혁 개방논리를 제시한 이후 시장경제를 성장시켜왔으며, 21세기에는 독일을 밀어내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중국의 거침없는 경제성장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편해지기 시작하였다. 처음 시장개방은 미국에게 호재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은 점점 거대한 공룡이 되었고 미국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WTO의 통계를 보면 대중국 보호무역조치를 부시행정부 때 2038건, 오바마행정부 때 1,834건 시행했다. 트럼프행정부(2017년)가 들어서면서부터는 본격적인 경제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TPP(환태평경제동반자협정)를 탈퇴하였다. 또한 자국에 손해가 된다고 판단하는 NAFTA와 한미FTA를 재협상을 추진하고, 이외에도 각종 기구와 조약을 탈퇴, 재협상을 진행하였다.
2018년 3월 2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등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서명을 하자 중국은 바로 3월 23일 미국산 돼지고기 등에 30억 달러(약 3조 2천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예고하며 상호간의 무역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4월 2일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등 8개 품목에 25%,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본격적인 무역 전쟁을 시작하자, 바로 4월 3일 미국은 중국산 통신장비 등 25% 관세부과 대상 5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을 발표한다. 그렇게 세계최고의 경제대국 G2의 싸움은 22개월을 진행하고, 2020년 1월 15일 1단계 무역합의를 하였다. 미-중 무역전쟁은 상호간의 약속이행을 전제로 중단하였다.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하고 2019년 12월 1,600억달러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시행하지 않고 1,200억 달러 상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7.5%로 인하하기로 하였다. 또한 중국은 향후 2년 동안 미국산 제품(농산물 포함) 2,200억 달러 수입약속, 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금융시장 개방 확대와 위안화 평가절하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의 1단계 합의를 하였다.
1단계 합의는 양국간의 이행여부에 따라 다시 파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미-중간의 무역전쟁은 ‘G2의 싸움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이나. 중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뉴욕증시, 상하이 증시는 물론 세계의 증시가 동반 하락하였다. 중국은 미국에도 괄목상대할 정도로 성장하였다는 것을 세계에 증명하였고, 이런 경제적 성장을 기반으로 군사력에도 힘을 싣고 있다.
2) 미-중의 군사적 패권 경쟁
미국에 대항하여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중동지역은 미-러, 아시아(중동 제외)지역은 미-중이 대치하는 형국을 띄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이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포위한 인도ㆍ태평양 벨트(미국-일본-한국-대만-인도-필리핀)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과의 연계로 이에 맞서고 있다.
미국은 태평양사령부를 강화하고, 항공모함 함대를 추가로 편성하고, 한반도 사드배치, 미 전략전폭기 등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 배치 검토, 중ㆍ장거리 미사일 부대 한반도 배치 등을 발표하였다. 또한 일본에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지상 배치형 요격 미사일 체계인‘이지스 어쇼어’시스템 도입을 강제하고,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확대 할 수 있게 하는 헌법의 수정을 사실상 지지하고 있다. 또한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동중국해의 자위대 기지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에 맞서는 둥펑 41 배치를 경고하고 있고,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 21D 배치를 고려하고 있고, 항공모함을 추가건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전략의 현대화 및 블라디보스톡 태평양함대에 전략핵잠수함을 증강하였다. 중국은 남중국해(동남아시아) 피라셀군도, 난사군도 등의 영유권을 주장함과 동시에 인공섬을 건설하여 군사기지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를 비롯해 남중국해, 동남아시아,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포위전략과 경제적 관계와 군사력으로 포위망을 뚫으려는 중국의 힘의 대결이 신냉전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3. 북-미 관계, 강경대결양상으로 선회
북한은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 동안 조선노동당 제7기 제5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을 개최하였다. 그리고, 김정은 국방위원은 신년사를 하지 않고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도문으로 대처하였다. 보도문에 따르면,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북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했다. 북한은 현 정세를 대내ㆍ대외ㆍ과제를 구분하여 대내적으로는 ‘자주ㆍ자력을 원동력으로 하는 우리의 주체적 힘의 강화’ 즉, 첨단무기체계 개발 및 전략무기체계 확보를 통해 경제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은 대화의 간판 밑에 이속을 차리며 동시에 제재를 통해 우리 힘을 소모 약화시키고자 한다’라고 분석하고, 부연설명으로 ‘북-미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고 있다. 북-미대화의 불순한 목적에 약용되지 않을 것이며, 충격적 실제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다. 또한 세기를 이어온 북미간의 대결은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과제는 경제와 기본(농업, 보건, 교육 등)은 ‘정면돌파’를 구호로 채택하였으며, 국방,정치외교 분야에서는‘정면돌파 승리담보’를 주 구호로 채택하였다. 이번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가장 큰 기조는‘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이다.
북한의 경제가 UN안보리 제재조치(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로 매우 힘들어진 건 사실이다.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외칠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북한은 UN대북제재로 정유(정제된 휘발유) 연간 50만 배럴(1배럴 약 159리터), 원유 연간 400만 배럴로 수출이 제약되고 있다. 2019년 6월 11일 BP(영국의 국영 석유회사 브리티시 패트롤리움)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평균 소비량은 279만3000배럴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를 연으로 환산하면, 10억1,944만5000배럴이다.
또한, 수출제한 품목으로 식용품, 농산품, 기계류, 전자기기, 토석류, 목재류, 선박 등 생산재, 소비재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품목이 해당되고, 수산물은 물론 조업권의 거래도 금지되어있다. 북한의 외환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노동자수의 수가 약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대북제재결의에 따라 2019년 12월 22일까지 본국으로 송환되어야 했다. 그러함에도 미국을 향한 강도 높은 정면승부와 새로운 무기체계의 개발을 외치고 강경노선을 채택한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4. 결론: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 순탄하지 않다.
2020년 한반도의 평화 기후는 매우 흐림을 넘어 장마 호우가 올지도 모른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수뇌부는 문재인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고 있다. 2020년 1월 7일 문재인대통령은 해외기고문에‘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평화구상’이라는 글을 기고하였는데, 북한의 인터넷 매체 아리랑은 ‘아전인수격의 자화자찬과 과대망상적 내용으로 일관돼있는 대북정책 광고 놀음은 듣기에도 역겹다’라고 불만을 표출하였다. 이것이 문재인정부를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인 것이다. 한반도 전쟁위기론으로 치닫던 지난 2017년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2017년, 한미연합훈련이 연이어 전개되었다. 2월에 시작한‘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으로 시작으로 ’을지가디언 독수리훈련‘ 2회, ’비질런트 에이스‘ 등 매 분기마다 훈련을 하였다. 심지어 훈련내용 중에는 ’참수작전‘도 있었다. 한-미간의 연합훈련이 있을 때 마다 북한은 미사일 실험으로 대응하면서 전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미 간의 연합훈련이 모두 취소되었고, 이 과정에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었다. 이후, 문재인대통령은 북한의 15만 인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평양선언을 하였다. 그러나 2019년 한미연합훈련 ’19-1, 19-2‘를 재개하면서 북한은 문재인 정부를 신뢰하지 않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도 2019년 기조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20일,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올해 업무보고에서 ’한미연합훈련 기조 지속‘이라는 내용으로 보고를 하였다. 즉. 2019년과 같은 훈련을 하겠다는 것이다. 2~3월에 실시하는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을 할 경우 북한은 새로운 체계의 무기를 선보이며 다시금 위력 시위를 할 가능이 매우 크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였고, 미국 중심의 UN은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이런 악순환을 문재인 정권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 위기 시기는 2~3월, 8월, 10월이 될 전망이다.
한국정부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하다.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가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대북제재 밖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4.27판문선언, 6.15, 7.27, 8.15, 9,19, 10.4 선언을 명분으로 얼마든지 인도적 교류가 가능하다. 이산가족의 상봉, 개인의 자유로운 북한 여행, 종교단체 및 민간단체 교류 활성화 등이다. 그전에 북한과의 정부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9년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매우 험난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미ㆍ중 갈등 진행경과>
2018년
▲ 3.22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국산 수입품(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등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서명
▲ 3.23 중국, 돈육 등 30억 달러(약 3조1천900억원)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예고
▲ 4. 2 중국, 미국산 돈육 등 8개 품목에 25%,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 부과
▲ 4. 3 미국, 중국산 통신장비 등 25% 관세부과 대상 500억 달러 규모 품목 발표
▲ 4. 4 중국, 미국산 대두·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25% 관세부과 방침 발표
▲ 5.28 미국, 중국산 첨단기술 품목 25% 고율 관세부과 강행방침 발표
▲ 6.18 트럼프,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추가 보복관세 부과 경고
▲ 7. 2 중국, 미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 중국 내 판매 금지
▲ 7. 6 미중, 34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 상호 부과
▲ 7.10 미국,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한 재보복 조치로 2천억 달러에 10% 관세부과 계획 발표
▲ 8.23 미중, 16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 상호 부과
▲ 9.24 미국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부과. 중국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에 5∼10% 관세 부과
▲ 12. 1 미중 정상, G20 정상회의에서 90일간 추가 관세부과 유예 및 무역협상 재개 합의
2019년
▲ 2.24 미국,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보류
▲ 5. 5 트럼프 대통령,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3천25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부과 계획 발표
▲ 5.10 미국,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 10%에서 25%로 인상
▲ 6. 1 중국,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관세율 5∼25%로 인상
▲ 6.28∼29 = 미중 정상,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에서 추가 관세부과 유예 및 무역협상 재개 합의
▲ 8. 1 트럼프 대통령, 3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부과 계획 발표
▲ 8. 5 미국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 8.13 미국, 3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12월로 연기
▲ 8.23 중국, 75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9월과 12월 각각 10%, 5% 추가 관세 부과 계획 발표. 미국 기존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 30%로 인상(3천억 달러 규모 제품은 관세율 15%로 인상) 방침 발표
▲ 9. 1 미국, 1천12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 부과. 중국,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10%, 5% 보복관세 부과
▲ 9.11 트럼프 대통령, 2천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시기 10월 1일에서 10월 15일로 연기
▲ 10.10∼11 미중, 워싱턴서 고위급 무역협상. 미, 2천500억 달러 규모 관세율 인상 보류
▲ 12.12 미 언론, 트럼프 1단계 무역합의안 승인 보도
▲ 12.13 중국 정부 기자회견서 1단계 무역합의 공식화. 트럼프 대통령 및 미 무역대표부(USTR) 무역합의 발표. 미국, 12월15일로 예정된 15% 추가관세 유예. 중국, 미국산 농산물 구매 대폭 확대 약속.
2020년
▲ 1.13 미국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으로 복귀
▲ 1.15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 참석한 가운데 1단계 합의 서명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