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눈과 얼음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한겨울 23도, 120mm 폭우,,,, 날씨가 왜 이래?
지난 1월 7일 제주도가 23.6도를 기록하며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고, 내륙은 120mm가 넘는 겨울 폭우가 왔다.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원인으로 우리나라 남쪽 대만 인근 바다의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47년간 국토 주변 해수면 온도가 1.18도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온도인 0.38도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라고 한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눈과 얼음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반대편에 있는 남반구의 호주는 최악의 산불로 큰 고통을 겪었는데 그 원인도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호주의 산불은 최근 내린 비로 소강상태에 접어 들긴 했지만 그동안의 산불로 30여명이 사망하고, 서울 면적의 100배에 이르는 지역이 소실되었으며, 10억 마리가 넘는 동물이 불아 타 죽었다고 한다. 많은 기후학자들은 호주 산불의 원인이 섭씨 40도가 넘는 이상 고온과 극심한 가뭄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된 이유를 인도양 해수온도 상승에서 찾고 있다.
1초에 히로시마 폭탄 5개가 터지고 있다!?
해수온도 상승은 이처럼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일 전 해수온도를 연구한 과학자들이 대기과학지(AAS)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195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해저 2000m 지점의 수온을 관측한 기록들을 분석한 결과 해수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세계 바다의 수온 상승세가 지난 25년 간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1초마다 5~6개씩 투하했을 때 바다가 흡수한 에너지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바다 수온은 1955년부터 1986년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해수 온도의 상승 속도가 큰 폭으로 뛴 것은 1987년부터라고 한다. 1987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바다 수온의 평균 온도가 이전에 비해 0.075도 라는 미미한 상승이지만 이를 %로 따지면 무려 450%나 상승한 한 것이다. 이런 온도 상승이 일어나려면 1초 당 원폭 5~6개를 투하했을 경우와 같다고 한다.
기후 위기의 가속화
해수 온도 상승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빙하가 감소하면서 인류는 또 다른 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구 평균해수면의 높이는 지난 20세기 동안 약 15㎝ 상승하였는데, 1990년과 비교하여 2100년이 되면 20~90㎝ 정도 더 상승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든 나라에서 앞으로 수십 년 안에 급격하게 감소시킨다고 하더라도 그간 배출된 온실가스 잔류량과 이미 뜨거워진 온도(특히 해수온도) 때문에 지구의 기온 상승이 상당기간 지속 되면서 해수면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인구의 약 40% 가량이 해안으로부터 100㎞ 이내에 살고 있으며, 1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해발고도 1m 이내 지역에서 살고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 이러한 기후변화는 인간의 거주 환경을 크게 바꿀 엄청난 비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툰드라지대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한 메탄(메테인)가스가 원인이 되어 다시 지구온난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영구 동토층에는 약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 갈 무렵 매장된 수많은 고대 동식물의 시체와 잔해가 있다. 그야말로 수많은 동식물을 가둔 거대한 냉장고와 다름없는데 지구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묻혀 있던 동식물의 시체가 부패하여 탄소가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형태로 지상에 방출되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현재 대기 중에 포함된 탄소량은 약 7,300억 톤으로 추정되는데, 시베리아나 알래스카 등지의 영구 동토층에 매장된 탄소의 양은 약 5.000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얼어 있던 영구 동토층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화석연료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은 온실가스 때문이다. 태양에너지가 들어와 자연적 온실효과가 발생해 온도가 유지되는데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더 많은 열을 흡수하여 온실효과를 배가시켜 지구온난화를 불러온다. 온실가스 증가의 일등 공신은 석유, 가스, 석탄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약 60% 정도를 차지하며, 그 다음으로 가축사육, 음식물쓰레기, 쓰레기 더미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이다.
지구환경학자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안전한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부유한 나라들에서 국민 1인당 화석연료 사용량을 현재보다 최소한 80% 줄여야 하며, 그것도 시급히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려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자연에너지원인 풍력발전이나 태양발전, 수력발전 등이 확대 보급 되어야 하며, 모든 건물에 단열재를 설치하고, 승용차를 버스와 기차로 대체하고, 산업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먹거리와 관련해서는 오늘날 공장식 축산이 이산화탄소보다 30배 이상 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메탄가스 배출의 주범이기에 채식으로 전환하자고 한다.
개인적 실천의 한계
모든 것을 경제 논리로 바라보는 자본주의 체제이기에 이윤율을 하락시키는 규제와 변화에 대해서 경제권력과 정치권력 모두 반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개인적 실천(“친환경 상품을 구입하자”)이나 시장 원리에 맡기는 방식(탄소 배출권 거래제, 바이오연료 보조금 지급, 환경세 도입 등)이 현실적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일부 환경운동가들도 시민들이 소비와 쾌락이라는 욕망에서 벗어나 불편해지는 희생을 감수해야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진보적 환경운동가들은 개인적 실천이나 시장에 맡기는 방식으로는 기후변화를 막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유럽의 환경·건강 불평등’ 보고서를 보면, 유럽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요인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계층이 상위계층보다 사망 위험이 5배 높았다고 한다.
국가적으로 보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80%가 한국 등 주요 20개국(G20)이지만, 지구온난화로 피해를 보는 국가는 세계 최저 온실가수 배출국 36개국 중 34개국이나 된다고 한다.
진정한 기후위기 극복은 자본주의 철폐로 가능. 우리의 대안은…
기후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인류문명이 자본주의 이전 시기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다만 인류의 생존 대책의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을 뿐이다.
2018년 인천에서 열렸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48차 총회에서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1.5도 온난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데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까지 줄여야 하고, 2050년에는 순 배출량 제로에 도달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의 반환경적인 체질과 이윤추구 성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이러한 변화에 동의하는 세력의 집권과 급진적이면서 단호한 실천만이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