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현재와 쟁점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중심으로
강문식(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들어가며
지역이 주도하여 일자리를 만든다는 취지의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은 2019년 광주를 시작으로 강원, 경남, 경북, 부산, 전북 등 6곳에서 진행되어 왔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였으며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일자리 13대 과제” 중 하나였다. 지역형 일자리는 중앙정부 중심의 고용정책을 벗어나 지역 경제주체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특징으로 삼는다.
‘군산형 일자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협약식에 참석하는 등 문재인 정부가 각별히 챙겼던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는 시장에 의존하고 기업 지원 일변도였던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비전을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게다가 사업이 초국적자본이 철수한 자리에서 진행된다는 점, 민주노총군산사지부를 포함한 양대노총이 상생협약에 참여했다는 점 등에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단연 주목받았 다. 그러나 4년차를 맞은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실적은 초라하다. 일자리가 늘어나지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되지도 않았다. 제대로 생산이 이루어진 기업은 없고, 그마저도 중국 전기차 수입 판매에 그치고 있다. 반면 사업 참여기업들에게 돌아간 지원금은 수천억 원에 달한다.
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비전은 옳았지만 군산형 일자리 사업에 문제가 있던 것일까? 그보다는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기존의 경제·일자리 정책과 다른 비전이었는지, 문재인 정부 시기 활약했던 정책기획자들이 제시한 비전은 정말 이른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양극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이론적 배경과 쟁점
지역고용정책의 강조는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된다. 지역 일자리 정책을 강조하는 이들은 지역을 전국 차원의 평균 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역 특유의 성장경로를 따라 형성된 산업구조, 혁신역량, 숙련수준·생산성 등이 축적되어 나타난 고유의 노동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공간으로 간주한다. 이들에게 지역고용정책은 지역투자와 그 결과로서 일자리의 양적확대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원하청 관계 개선, 작업장 혁신 등 일자리의 질적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으로 접근된다. 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시발점이 된 광주형일자리 모델은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를 두고, 연대와 혁신이란 가치가 포함된 일자리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한다. 차별화된 전략적 연대의 활성화를 통해 광주지역에 새롭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하여 광주지역 노동시장의 구조화된 왜곡을 사회통합적으로 개혁하여 그러한 방법론이 타 지역 및 타 산업으로 확산되도록 도모한다는 것이다(노광표, 2019; 김윤호, 2020; 박명준 외, 2015; 박명준, 2019).
지역고용정책을 강조하는 논의가 공유하는 공통 지반은 한국 노동시장이 왜곡되어 있다는 관점이다. 여기에서 노동 시장의 왜곡은 이중노동시장(DLM: dual labor market), 또는 분절노동시장(SLM: segmented labor market) 개념으로 제시된다. 요약하면 과보호된 1차 노동시장과 단기적이고 유연한 고용관계를 표준으로 하는 2차 노동시장 사이에는 이동이 제한되고 제도적 분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분절 노동시장론은 양극화를 넘어 한 국가 안에 서로 다른 원리로 작동되는 복수의 노동시장이 존재한다고 바라보고 기업 내 분절(정규직:비정규직)보다 기업 간 분절을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르면 기업 내부노동시장이 강화되어 외부노동시장과의 격차가 확대되면 내부노동시장 고용 규모가 줄어들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게 된다.
분절 노동시장론은 그 대안으로 초기업적 노동기준, 임금률 설정을 제시한다. 기업별 노조가 우점한 한국의 집단적 노사관계 아래에서 초기업적 노동기준의 설정은 노사관계의 질적 전환이 선행되어야 하나, 법·제도의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이 지점에서 정책제안·입안자들은 임금과 노동조건의 결정 주체를 노와 사가 아닌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로 삼고 이를 통해 현행 임금 체계를 변형시키고자 한다. 이때 기업별 노·사를 벗어난 중립적인 제3자는 대개 ‘노사민정 거버넌스’가 담당한다(정이환, 2013; 정이환, 2018; 김경근, 2018; 전병유·황인도·박광용, 2018; 이성희· 정진호·김동배 외, 2022).
분절 노동시장론과 이에 기반한 지역고용정책의 강조는 노동계급 내 격차축소를 주요 노동 의제로 부각시키면서 2차 노동시장의 임금을 상향 조정해서 격차를 축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간 불균등 관계를 평탄화시킬 것을 주장한다. 이상의 구상은 몇 가지로 나눠 쟁점을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노동시장 분절의 원인과 양극화 해소 방안의 쟁점이다. 주요 분절 노동시장론자들은 한국 분절 노동시장의 형성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의 저항이 기업 내부노동시장에서 신자유주의화를 막은 결과라고 주장한 다(정이환, 2013). 따라서 ‘왜곡된 노동시장’의 교정이라는 주문은 1차 노동시장의 과보호를 해소해야 한다는 정치적 함의를 내포한다. 그러나 정이환(2013)이 지적하듯 신자유주의화는 국가, 자본의 적극적 전략이었던 반면 노동조합은 그에 대한 수동적 방어에 그쳤으며, 이미 한국의 1차 노동시장에서도 단기적이고 유연한 고용관계가 사회적 표준 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에 김철식(2014)은 기업별 분절에 노동조합이 영향을 미친 방식과 관련하여 신자유주의에 대한 노조의 저항보다는 오히려 노동조합의 쇠퇴, 노동조합의 권력약화가 보다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초기업적 노사관계의 형성에 노총의 노동대표성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에서도 초기업적 노사관계의 미형성은 노조 조직률 정체와 노동조합 권력약화의 결과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양극화 해소의 주요 방안으로는 적정임금이 제기된다. 적정임금의 도입은 이를 통해 확보된 비용절감분의 일부를 하청업체로 향하도록 하고 고임금이 투자동력을 제약하는 것을 완화시켜 신규일자리의 창출과 함께 하청업체 노동 자들의 근로조건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박명준, 2015). 사실상 산업 차원의 총액임금론을 제시하는 것인데 이 관점은 임금분배율1이 노·자 간 계급투쟁에 의해 결정된다는 현실을 도외시한다. 이 구상에 따르면 1차 노동시장의 ‘과보호’를 약화시키고 조직률이 낮은 2차 노동시장의 미보호는 지자체(정부)·전문가·시민단체 등이 보완한다. 이는 노·자 간 이해가 적대적이고 화해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몰인식하는 관점이자, 선한 테크노크라트의 존재 가능성을 전제하는 엘리트주의이기도 하다. 이 같은 구상은 1차 노동시장에서의 조직력, 협상력을 약화시키 지만 2차 노동시장의 조직력, 협상력은 소수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데 그치며 동시에 노총의 노동대표성을 훼손한다.
따라서 1970년대 이후 임금분배율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노동계급의 조직력, 협상력 약화를 더 심화시 킨다는 측면에서 선한 의도였을지언정 의도와 반대의 결과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기업의 투자 저하의 원인에 대한 쟁점이다. 지역형 일자리 제안자들은 고임금 1차 노동시장 때문에 기업의 투자동력이 약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업의 투자 저하는 197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함께 지속 되어온 현상이다. 신자유주의 통치성의 핵심 원리는 자본이동의 자유화, 즉 경제의 금융화에 있으며 생산부문에서그 구체적 양태는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나타난다. 애플은 설계와 디자인만 담당하고 자사의 생산설비를 보유하지 않으며, 부품과 조립은 대만 TSMC, 한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폭스콘 등 해외 하청기업이 담당한 다. 경제의 금융화는 자본 수익성 악화의 결과이자 원인이다. 노동을 절약하는 기술진보는 자본-노동 비율을 높여 자본의 수익성(이윤율)을 악화시켜왔고 1970년대 이후 그 대응으로서 소유자의 권력을 강화하는 경제체제 전환이 이루어졌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후 자본 수익성은 일시 회복되는 듯했으나 이내 장기 저성장에 직면했고 생산부 문의 저조한 투자는 회복되지 않았다. 자본 투자감소의 유인을 임금에서 찾는 것은 이 같은 거시적 동역학을 외면하는 입장이다. 기업의 투자 결정에 노동비용이 미치는 영향이 과대평가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자동차 산업과 같은 초국적 기업이 경쟁하는 분야에서 공장의 위치는 해당 기업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적인 부분으로 노동비용이라는 단일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에게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으로 필연적으로 신규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었으므로 광주형 일자리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기보다 어차피 만들어질 일자리를 더 안 좋은 일자리로 대체했다고 봐야 한다(김경근, 2018).
세 번째는 지역고용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쟁점이다. 이는 두 번째 쟁점과 연관된다. 지역고용정책의 강조는 신자유 주의 통치성이 수용되는 과정에서 대두되었다. 지역을 강조하는 지방자치 담론은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 조류였 으며 이는 국가 재구조화 차원에서 진행된 신자유주의 이념을 실행하는 과정과 관련된다. 발전주의 패러다임에서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정부의 개입에 의한 성장보다는 지역의 지식과 기술의 시장성과 경쟁성을 강조 하는 지역주의(regionalism)에 기초한 성장 전략으로 연결되었고 이때 저개발 지역의 개발·발전은 지역 자력에 기초한 기업 유치를 통해 시장원리로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가정된다. 지방자치 담론은 거버넌스에 기초한 지역 주체성을 강조하며 한국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제도적 기구로 지역 노사민정협의회가 고안된다(이용균, 2014; 김순 은, 2018; 강문식, 2020). 앞서 언급했듯 신자유주의 통치성은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원리로 삼는다. 중앙정부의 권한과 역할을 상대화하고 그 자리를 지역이 대체할 때 자본이동의 유연성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2 한국에서 고용정책의 지방 분권이 확대되어 감에도 지역 간 경제·산업·노동 격차가 확대되는 현실은 지역고용정책과 거버넌스가 신자 유주의 통치성의 일환이라는 점과 연관된다. 결국 지역분권·지방자치로서 지역고용정책은 그 민주적 외양과 달리 실질적 지역 성장, 격차 완화, 민주성을 담보하지 못할 가능성을 내포한다(강문식, 2020). 이때 산업의 장기적 전망과 가치사슬의 고려 없는 지역고용정책은 현실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이러한 쟁점과 논란을 뒤로하고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차곡차곡 확대되어 왔고 군산형 일자리도 지역고용정책 담론 속에서 출발했다. 군산형 일자리는 지역형 일자리 사업이 갖는 쟁점과 한계를 모두 공유한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현재와 문제점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골자는 군산형 일자리 협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군산/새만금 지역을 전기자동차클러스터로 삼고 협약 참여기업과 노동조합이 적정임금, 적정납품단가, 임금격차 축소를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생협의회 내에 ‘갈등조정 중재 특별위원회’, ‘임금관리위원회’ 등을 설치한다.
이는 대체로 노동자의 권리 제한에 해당하는 반면 참여기업에 대한 의무조건은 ‘본사 또는 공장이 군산/새만금 지역에 소재할 수 있도록 이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 노동자들의 경영참가를 위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거나 이사회에 참관하게 하는 것 등에 그친다. 아래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임금 상한선 도입
군산형 일자리는 임금의 상한선을 전북 제조업 기업체 규모별 평균급여로 정했다. 그러나 전북과 전국 사이에 상당한 임금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와 같은 기준 설정은 ‘상생형 일자리’라는 명목으로 전북의 저임금을 고착시키게 된다. 또한 기업체 규모별 평균 임금을 임금 기준으로 적용하면서 규모별 임금 격차 역시 그대로 고착된다.
군산형 일자리 임금관리위원회에서 임금 기준으로 삼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2021년 전북 제조업 전체 노동자의 평균 상용정액급여는 276만 원이었고, 전국은 325만 원으로 월 평균 49만 원의 격차가 존재한다. 전라북도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초과노동을 통해 보충하고 있지만 임금 총액 역시도 전국 평균에 비해 37만 원 낮았다. 규모 별로도 월 급여액도 전라북도 제조업 5~9인 사업체는 245만 원, 300인 이상은 293만 원으로 그 격차가 월 평균 48만 원에 이른다.
사업체 규모 간 분절을 강조하며 그 격차를 축소하겠다는 취지의 지역형 일자리 사업이었지만 정작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적정임금의 기준으로 사업체 규모별 평균 임금을 사용하면서 분절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두었다. 결국 군산형 일자리의 임금 모델은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며, 오히려 임금의 상한선만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서」
제8조 (적정임금의 실현 및 선진임금 쳬계 도입)
‘노·사상생’을 구현하기 위해 전기차클러스터 내 모든 협약 참여기업은 기업의 고용 규모별 평균수준의 임금을 지향하고 선진임금체계를 적극 도입한다.
① 참여기업은 각 기업의 고용 규모별 전북지역 제조기업 임금의 평균수준 임금을 지향한다.
② 참여기업은 임금체계를 설계함에 있어 임금항목 단순화와 기본급 비중을 향상한다.
③ 참여기업은 직무·직능·성과중심의 선진임금체계를 설계 및 적용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도모하기 위하여 외부전문가를 활용한 자문위원단 구성과 연구용역 발주 등의 방법을 적극 고려한다.
④ 참여기업은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지향의 임금체계를 도입한다.
게다가 현재 군산형 일자리 참여기업의 평균 임금은 사업체 규모를 반영한 전라북도 제조업 평균 임금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2022년에 개최된 임금관리위원회 회의 자료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와 코스텍의 2021년 임금 총액은 각각 1인당 3,700만 원, 3,350만 원이다. 그러나 임금관리위원회가 기준으로 삼는 통계자료인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두 기업과 동일 규모 사업체의 2021년 평균 임금은 각각 4,273만 원, 3,512만 원으로 조사되었다.
명신 | 에디슨모터스 | 코스텍 | |
2021년 평균 임금 | 56,833 | 37,000 | 33,500 |
전라북도 제조업 동일규모 사업체 평균 임금 | 43,974 | 42,734 | 35,118 |
자료 : 「2022년 임금관리위원회 회의자료」(2022.5.13.), 「군산 상생형일자리 `22 임금구간 보고서」(2022)
* : 2022년 임금관리위원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의 2021년 기준연봉은 30,000,696원임.
노동시간
협약에 따르면 근로시간저축제는 12시간 시간 외 근로 중에서 수당은 4시간까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근로시간저 축계좌에 적립한다는 내용이다. 저축의 단위기간은 3개월로 하되, 3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4개월째에 수당으로 지급하며 노동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지급기간을 연장하여 저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근로시간저축제는 윤석열 정부가 주 69시간(최대 80.5시간)제를 추진하며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노동개악 정책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을 초과하는 연장노동, 휴일노동 등에 대해 통상임금의 1.5배를 보상하도록 정하며, 제 57조에 따른 보상휴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군산형 일자리 협약서에 따르면, 근로시간저축제는 연장·휴일 노동시 간의 1.5배가 아닌 1배로 보상하도록 설계되었다.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노동자에게 불리한 제도다.
협약서에 따른 근로시간저축제는 사업자에게 ‘유연한’ 근무 형태를 도입할 수 있게 하는데 그 효과는 탄력근로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통상적으로는 물량 감소로 인한 휴업 시 노동자는 평균 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 받는다. 그러나 회사가 근로시간저축제를 이용하면 물량이 많을 때에는 연장, 야간 근무에 대한 초과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물량이 없을 때에는 휴업수당 지급을 회피할 수 있다. 임금 총액으로 따질 때에도 노동자에게 불리해진다.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서」
제14조 (적정노동시간의 적용)
③ 초과노동시간(초과근로, 연장근로, 휴일특근)에 대하여는 주당 4시간은 수당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시간은 법정 가산 비율을 적용하여 근로시간저축계좌에 저축한다.
제15조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① 참여기업은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운영하며 주당 44시간을 초과하는 초과노동시간은 근로시간저축계좌에 저축한다.
② 참여기업은 노동자가 저축된 시간을 만 3개월이 되도록 사용하지 않을 경우, 4개월째에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단 , 노동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지급기간을 연장하여 저축할 수 있다.
노동 불안정화
자유로운 인력 전환배치는 고용 신축성을 최대한 높인다는 것인데, 노동자 입장에서는 고용 불안정화다. 노동력은 자본의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옮길 수 있는 기계, 장비가 아니다. 특히 군산형 일자리 협약에서는 “클러스터 내 전환 배치는 노사 간의 합리적 의견교환을 토대로 가능”하다고 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자유로운 전환 배치를 허용했다. 이는 심각한 노동권 훼손이며, 극단적으로는 클러스터가 일종의 파견업체화 될 수 있다.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서」
제22조 [전환배치]
② 그 일환으로 생산라인별 물량 편차가 발생하는 경우 시장 적기 공급을 위하여 클러스터 내 물량의 이관 또는 클러스터 내 집단적 전환배치 등이 신속히 가능하도록 노동자는 생산성 향상 및 전환배치 등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참여기업 노동자의 클러스터 내 전환배치는 노사 간의 합리적 의견교환을 토대로 가능하며, 클러스터 밖으로 전환배치는 노조(노사협의회) 또는 상생협의회의와 합의를 거쳐 실시한다.
노동3권 제한
교섭의 틀을 협의회 내로 제한시키고, 5년간 중재조정안을 무조건 수용하도록 한 것은 대표적인 노동3권 제한이다.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해보면 지역을 단위로 한 초기업단위 교섭의 일종으로 여길 수도 있으나, 이는 지역협약이 확대 적용되어 미조직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상승할 때에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교섭의 상한선이 ‘전북 제조업 평균 임금’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는 노동조건 하향화를 피할 수 없으며, 노동3권 제한은 이 상한선을 공고화하는 의미를 갖는다. 실제 군산형 일자리 임금관리위원회가 정한 2023년 적정임금 인상률은 3.1~4.51%로 전년도 물가상승률 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서」
제11조 (적정임금의 실현)
① 상생협의회 내 임금관리위원회는 노동자의 임금이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규모별, 직종별 적정 임금구간과 매년 임금상승률을 결정하여 참여기업에 제시하여야 한다.
제19조 [2단계 교섭/공동교섭-기준임금 합의, 사업장별교섭-실제 임금교섭]
① (1단계 공동교섭) 클러스터 내 각 기업의 노·사 양측이 모두 참여하는 사용자협의회 및 노동자협의회를 구성하여 공동 으로 교섭하여 임금을 결정한다.
가. 임금관리위원회는 노동자의 임금이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규모별, 직종별 적정 임금구간과 매년 임금상 승률을 결정하여 공동교섭 위원에게 제시한다.
위탁생산에 의존하는 사업계획의 현실성
군산형 일자리의 더 큰 문제는 협약 내용에서의 노동권 제약보다 군산에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산업 계획의 현실성에 있다. 본래 계획에 따르면 명신,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코스텍 등의 기업이 2024년까지 5,171억 원을 투자하고 1,704명을 고용하여 24만 대의 EV SUV, 버스, 트럭, 화물차를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사업계획의 타당성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사업 전 단계부터 자동차 산업에서 신차 개발의 난이도와 사업의 현실성, 군산형 일자리가 상용차 제조업 부문의 중복투자가 될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고용·생산·투자 실적은 이와 같은 문제점과 지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2022년 8월까지,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용은 279명 늘었고 생산은 1,649대 이루어졌다. 투자액의 상당액은 명신이 GM군산공장을 매입한 대금이었고, 설비 투자는 당초 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2024년이 도래한다 해도 목표치만큼의 고용, 생산, 투자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기업 | 계획 | 사업전 | `21년 | `22년 | 계 | 비고 | |
고용(명) | 명신 | 1,250 | 187 | 113 | 60 | 173 | |
에디슨모터스 | 257 | – | 97 | – | 97 | ||
대창 | 86 | – | – | – | 0 | ||
코스텍 | 31 | – | 6 | 11 | 17 | ||
㈜MPS코리아 | 80 | – | – | – | – | `21. 사업포기 | |
총계 | 1,704 | 187 | 216 | 71 | 287 | ||
생산(대수) | 명신 | 193,500 | – | 500 | 1,389 | 1,889 | 다니고, 마사다밴 |
에디슨모터스 | 25,550 | – | 57 | 100 | 157 | ||
대창 | 11,841 | – | – | – | 0 | 다니고밴 | |
㈜MPS코리아 | 9,543 | – | – | – | – | `21. 사업포기 | |
총계 | 240,434 | – | 557 | 1,489 | 2,046 | ||
투자(백만원) | 명신 | 445,053 | 146,560 | 45,000 | 39,200 | 84,200 | |
에디슨모터스 | 30,217 | 17,761 | 14,300 | 0 | 14,300 | ||
대창 | 20,000 | – | 10,000 | 3,000 | 13,000 | ||
코스텍 | 11,000 | – | 8,400 | 8,400 | |||
㈜MPS코리아 | 10,857 | – | – | – | – | `21. 사업포기 | |
계 | 517,127 | 164,321 | 69,300 | 50,600 | 119,900 |
자료 : 전라북도의회 오현숙 의원
저조한 투자·고용·생산 실적은 위탁생산에 의존하는 군산형 일자리 사업 모델에 기인한다. 명신은 2021년에 단 500 대 생산에 그쳤고 이마저도 대창의 다니고EV밴 모델을 PDI 수준에서 위탁생산한 것이다. 대창모터스의 다니고EV 밴 모델은 중국 중타이 사 제품을 수입해온 것이다. 명신이 2022년부터 위탁생산 중인 마사다밴 역시 중국기업 둥펑 쏘콘의 모델이다. 에디슨모터스도 중국산 버스를 SKD 형식으로 수입해와서 판매하는 형식이었고 차량 제작, 생산 기출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명신의 경우 곧 대량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지만 그 계획을 신뢰하기는 어렵다. 초기에 명신은 중국 바이톤(BYTON) 사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바이톤 사가 채무 위기를 겪고 있어 무산되었고, 이후에 패러데이퓨처스 사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불투명하다. 패러데이퓨처스 사도 바이튼 사처럼 중국의 전기자동차 제조 업체이고 패러데이퓨처스의 CEO가 2019년 10월 15일자로 미국에서 파산신청을 한 전력이 있다. 또한 패러데이퓨처스는 불확실한 공시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명신은 2023년부터 중국 지리자동 차의 소형 전기트럭 모델 싱샹을 조립 없이 수입 판매하고 있다.
기업 지원사업으로의 귀결
군산형 일자리에 참여한 업체들이 협약과 사업 예산을 통해 직접적으로 지원받은 항목은 지방세 감면과 상생기금, 지방투자 촉진 보조금 등이다. 지방세 감면액은 48억 원, 상생기금 지원 액은 100억 원, 지방투자 촉진 보조금은 327 억 원 규모로 집행됐다.
그러나 군산형 일자리 참여기업들에게 주어진 지원의 핵심은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매개로 파생된 지자체 및 중앙 정부의 각종 예산이다. 군산형 일자리 참여기업들에게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한 인건비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청년일자리 사업의 주요 내용은 만 39세 미만 노동자를 채용하는 기업에게 월 160만 원의 인건비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와 전라북도의 각종 R&D예산도 군산형 일자리 참여기업들에게 지원되었다. 세부적으로는 「가변 플랫폼 기반 중소형 전기트럭/버스 및 운영환경 개발」, 「전기자동차 에너지 전주기 활용 기술개발」, 「중견·중소 전기차관련 협업기반 구축」, 「산업용 자율주행 스케이트플랫폼 개발」, 「전기차 클러스터 상생협업 지원사업」,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사업」 등으로 총 2,626억 원의 예산이 수립되어 운용 중이다. 명신은 2022년에 「가변 플랫폼 기반 중소형 전기트럭/버스 및 운영환경 개발」 사업에서 30억 원, 「전기자동차 에너지 전주기 활용 기술개발」에서 34억 5천만 원, 「산업용 자율주행 스케이트플랫폼 개발」에서 22억 원 등을 지원받았다. MPS코리아와 에디슨모터스는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사업」에서 각각 36억 원(2021년), 34억 원(2022 년)을 연구개발비로 지원받았다.
사업명 | 주관부처 | 지원 기관/기업 | 총 예산액 |
가변 플랫폼 기반 중소형 전기트럭 / 버스 및 운영환경 개발 | 산업자원부 | 명신, 엠이알아이티 등 | 20,930,000 |
전기자동차 에너지 전주기 활용 기술개발 | 산업자원부 | 명신, 피앤이시스템즈 등 | 19,300,000 |
산업용 자율주행 스케이트플랫폼 개발 | 산업자원부 | 자동차융합기술원, 명신, 에디슨모터스 등 | 37,680,000 |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사업 | 산업자원부 | 에디슨모터스, MPS코리아 등 | 65,120,000(162,100,000) |
중견‧중소 전기차 관련 협업기반 구축 | 산업자원부 | 명신 등 | 0(20,000,000) |
수요맞춤형 지원사업 | 산업자원부 | 1,250,000 | |
계 | 명신 | 49,384,000 | |
에디슨모터스 | 17,400,000 | ||
MPS코리아 | 3,600,000 | ||
기타 | 190,876,000 | ||
총계 | 164,280,000(261,260,000) |
자료 : 전라북도의회 오현숙 의원
주 : ( )는 시설 건립, 장비 구입 등 예산 포함
더 큰 문제는 이 지원사업들의 적정성이다.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사업」의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한 보고서는 “동 사업의 세부목표는 다수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 사업목표 달성여부 측정이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며 “일부 과제의 내용은 기존 국가 연구개발과제에서 수행되었거나, 민간에서 기개발된 기술로 추정되어 중복 가능성이 우려되고 일부는 구체성 및 체계성이 부족”하다고 혹평한다. 실제로 군산형 일자리 사업 참여 기업들은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한다는 명목으로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지만 연구 성과가 제품 상용화로 연결되었 다는 소식은 없으며 위탁생산조차 원활하지 않다.
사업 참여기업들에게는 대출 및 신용보증 형태의 지원도 이루어졌다.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에디슨모터스가 금융기 관에서 금전을 차입할 수 있도록 전북신용보증재단에 보증액을 출연하면서 보증서 발급을 주선했다. 그러나 에디슨 모터스가 기업 회생절차를 밟으며 금융기관이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 48억 원은 전북신용보증재단이 대위변제하게 되었다. 결국 전북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한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그 손실을 떠안은 셈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되었고 군산 공장을 포함하여 회사 자산이 KG모빌리티로 매각되었다.
결론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분절이라는 형태의 노동시장의 왜곡을 시정함으로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거시경제 및 자본의 동역학, 글로벌 가치사슬, 적대적 계급 관계에 맹목하며 그 결과 외면적 의도와 달리 노동자의 협상력을 약화하고 자본이동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가시적인 지표상으로도 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 역시 사업 계획에 비해 투자, 생산, 고용 모든 측면에서 부진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다양한 주체의 이해가 맞물려 추진되었다. 주요하게는 GM군산공장 철수를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을 타개하려는 정치세력의 욕망이 작동했고 제조업의 쇠퇴와 일자리, 소득 감소에 직면한 전라북도의 현실 앞에서 외형적 성과를 통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확보하고자 했던 행정의 요구가 있었다. 왜곡된 노동시장의 교정을 과제로 삼는 정책기획자들의 결합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현재에서 사업 계획의 현실성과 지역고용정책이라는 두 방면으로의 비판이 제기된다.
사업계획의 현실성 측면에서 자동차 산업 정책의 밑그림 아래 공공·민간의 투자가 이루어졌어야 하나, 군산형 일자 리는 이와 같은 토대 없이 외형부터 꾸리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실패가 예견되었다. 단순 조립 수준의 위탁생산을 계획으로 삼았던 만큼 숙련 노동력의 양성 및 공급, 산업 가치사슬 형성 등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 역으로 숙련 노동력과 산업 가치사슬의 형성이 고려되지 않는 일자리 사업은 단기적이고 불안정한 고용관계를 늘리는 효과 이상을 갖기 어렵다. 이 같은 조건에서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스스로 표방한 ‘괜찮은 일자리’ 창출이 아닌 2차 노동시장의 확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는다. 게다가 군산형 일자리 사업 참여기업들은 손실은 사회화시키고 수익은 사유화하는 통로로 이 사업을 활용하고 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사업 시행 자체가 외형적 성과가 되면서 중앙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정치세력의 정치적 이해를 충족시켰으나 그 대가로 사회적 자원을 훼손시켰다. 민주노총 지역지부의 사업 참여는 이와 같은 부정한 공모에 일조하는 꼴이 되었다.
지역고용정책을 강조한 정책기획자들은 지역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의 격차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1차 노동시장 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2차 노동시장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군산형 일자리가 정한 노동조건의 상한선, 노동3권의 제한 등은 모두 2차 노동시장에 적용되는 것으로 정책기획자들이 밝힌 의도와 상반되기까지하다. 일례로 군산형 일자리 임금관리위원회는 사업 참여기업의 2023년 임금인상률을 작년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권고하였다. 노동권을 제약하고,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 제약을 결정하는 데 민주노총 지역지부가 참여했다는 사실은 민주노총의 노동계급 대표성을 스스로 훼손한 모양새다.
이와 같은 노동권 제약에도 불구하고 군산형 일자리에서 1차 노동시장 기업의 투자는 유치되지 않았다. 위에서 다룬 바와 같이 노동시장 왜곡의 교정이 1차 노동시장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것이라는 가정 자체에 현실성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1차 노동시장의 보호를 해소해야 한다는 구상이 2차 노동시장을 포함한 전체 노동시 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지역고용정책의 확산이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전환과 병행되었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지역고용정책의 확산은 결국 기업 유치를 두고 지역별로 규제 훼손 경쟁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때 노동권의 제약은 빠지지 않고 제시되는 선택지다.
일각에서는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정착에 시간이 필요하며, 사업이 실패하지 않도록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다른 곳에 돌아갈 수 있던 전라북도의 자원을 흡수했다는 측면에서 이 사업이 전라북도 노동·산업·경제에 미친 부정적 효과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군산형 일자리 참여기업들은 현재까지도 정부·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사업의 장기적 전망을 입증하지 않고도, 그리고 뚜렷한 생산과 매출 없이도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이익을 사유화하고 손실을 사회화하여 사회적 자원을 훼손하는 사업은 지역 발전과 공공복리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 또한 노동권을 제약하거나 노동조건의 상한선을 도입해 일자리를 유치하자는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노동조건의 하한선이다. 숙련 노동력의 형성, 산업의 가치사슬 등을 포함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지역 노동·경제·산업 정책이 필요하며 그 최종책임자는 중앙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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