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출범 2년, 지역사회운동의 방향 모색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2년, 지역사회운동의 방향 모색

채민(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사무처장)

0. 들어가며

지난 소식지1에서 2024년 1월 18일 전북자치도의 출범에 맞춰 ‘지방자치담론’의 한계에 대해 짚었다. 발전주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1950-60년대에도 중심부(core)-북반구-와 주변부(periphery)-남반구-의 격차가 결코 좁혀지지 않았고, 세계체제론에서 지적처럼 ‘중심부의 발전과 주변부의 저발전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러한 체제는 권위주의적 국가통치전략과 결합된 경제산업정책으로 이뤄졌던 남한의 발전주의에서도 발견된다. 게다가 발전주의 이후 신자유주의는 ‘큰 정부’에 대립하는 담론으로 ‘지방’, ‘지역’을 소환한다. 지역의 지식과 기술의 시장성, 경쟁성을 강조하며 지역주의에 기초한 성장전략을 강조하는 것이다. 지역발전의 책임도 국가에서 지방으로 이전되었다. 아울러 남한의 민주화 담론에서 지방자치는 권위주의 체제의 민주적 전환의 매개였고, 중앙정부의 권한과 역할을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것이 탈권위주의적 사회로 이행하는 과제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기 때문에 신자유주의 담론의 수용이 유연하게 된 부분도 있었다.

지방자치제도가 본격화된 지 30년을 훌쩍 넘겼지만 ‘자치’ 성적표는 지역 간 격차의 확대로 나타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저성장이 만성화된 2000년대 이후 고성장지역과 저성장지역의 구분이 확연해졌다. 수도권은 지역내총생산이 감소하면서 동시에 지역내총소득이 더욱 큰 규모로 감소한다. 서울 및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식민지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전북, 전남, 경북, 강원은 성장은 후퇴했지만 역외유출은 증가한 저성장지역이었다. 그렇기에 지방분권의 강화에서 해법을 구하는 일부의 모색과 달리, 지역 불균등 발전이 지방자치 그 자체에서 비롯하지 않는지를 질문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하다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적 작동 원리에 기초하는 이상 민주적 외양과 다르게 지방자치제도가 지역 간 격차 확대에 이바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남한 사회에서 ‘지역’이 독립된 경제 단위일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연방제 수준의 분권모델’은 물질적 토대를 무시한 것이다. 이러한 전제 속에서 특별자치도 출범 2년을 앞둔 전북지역 상황을 진단하며 지역사회운동의 길을 계속 모색하고자 한다.

1. 현황

전북특별자치도법의 요지가 실상 개발사업에서의 규제완화에 있는데 규제자유화의 추진을 국가의 책무로 정하고, 개발 시 환경영향평가 등을 우회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규제완화를 타 지방정부와의 관계에서 살펴보면 우선 특별자치도의 권한 강화와는 무관하다. 이른바 규제자유화는 다른 지자체들의 신청을 받아 국무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특별자치도에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규제완화의 대상이 자연훼손을 수반하는 사업들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별자치도 전환을 계기로 지역의 발전을 위한 담론을 주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개발자본과 토호세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관영 도지사와 전북자치도는 2026년도에 전북에 투입되는 국가예산이 올해보다 3.21% 증가하여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 돌파를 강력히 내세우며 2026년 지방선거를 예비하고 있다. 그러나 명목성장률 대비 0.79%p가 낮아 사실상 긴축이라는 지적2도 있다. 게다가 지방채가 2022년 1,610억원에서 2025년 3,05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는데, 내년에도 2,196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국고보조금 비중이 약 32.8%에 달했는데 자체 재원은 늘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치는 지역에서 내실을 모색하기보다 자본과 토호세력만을 위한 ‘지방통치’를 만들고 있다. 새만금 사업이 그 대표적인 지표다.

2. 신기루인 새만금 사업, 지역의 발목을 잡다

2026년도 10조원이 넘는 전북도 예산 중 1조원 이상인 약 10%가 새만금 관련 사업의 예산이다. 그러나 이들 예산 대부분이 새만금 국제공항 강행,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산업단지 조성 등을 위한 것이다. 과거의 재탕과 다를 바 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1991년 방조제 공사 시작 이후 34년이 지나면서 수차례의 기본계획 변경이 말해주듯 실상은 발전은커녕 매립만을 위한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새만금 사업부지는 아직 절반도 매립하지 못했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새만금 용지 조성 현황에서 매립이 이루어진 곳은 전체의 49.2%(완료 41.7%, 진행 중 7.5%)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농생명용지의 진척률이 81.4%일 뿐, 산업연구용지와 복합개발용지 등은 10% 미만이다. 게다가 용지 조성 완료 시점은 2050년으로 예측되고 있다. 34년간 매립공사만을 위해 들어간 세금이 약 23조 원이었다는 점에서 전북도는 새만금 사업에 발목을 잡혔다. 알 수 없는 미래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되었다.

주먹구구식 개발로 새만금 사업으로 남은 것은 바다와 갯벌의 무참한 파괴, 어려워진 새만금 연안 주민들의 삶이다. 단적으로 새만금 방조제 내부의 수질 개선에 약 4조 4천억원을 사용하고도 오염은 개선되지 못한 채 생명이 살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 정권과 국회의원, 지자체장에 의해 새만금의 신기루는 더욱 증폭되었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의 신기루는 김윤덕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새만금 잼버리 행사에서 민낯이 드러났다. 새만금 잼버리 행사는 갯벌을 신속하게 매립하고 SoC를 유치하기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매립된 부지가 있었음에도 당시 갯벌로 남아있던 잼버리 부지를 유보용지로 전환하면서까지 ‘농지관리기금’을 끌어다 매립해버렸다. 결국 습한 갯벌 위에 배수로도 없이 조성된 부지에서 행사가 치뤄지면서 잼버리 대회는 파국을 맞이했고 대회를 마친 뒤 부지는 황무지로 남았고 대회를 위해 지었다는 건물도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출처 : KBS 추적60분 유튜브

새만금신공항도 마찬가지다. “국제 공항 없는 잼버리 대회는 세계적 망신”이라는 말을 앞세우며 새만금신공항 띄우기에 나선 끝에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가 나왔다. 그러나 계획과 설계에서 국제공항에 부합하는 면모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이 흐르면서 새만금신공항이 미군기지 제2활주로 사업임이 드러났다. 설사 민간공항으로 기능한다 해도 높은 조류 충돌 위험으로 시민의 생명위협과 생태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 지난 9월 서울행정법원의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을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신기루뿐인 사업으로 점철되었음에도 민주당의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도리어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김윤덕 의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는 기막힌 결과로 이어졌다. 토호세력과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새만금개발공사는 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수변도시의 성급한 분양에 나서고 있다.

매립 중심의 개발사업의 이익은 전북도 외부의 대규모 건설 자본과 토호 세력에게 돌아갔을 뿐 전북도민의 삶과는 무관했다. 그럼에도 새만금 사업은 전북의 미래를 다루는 모든 논의의 결론이자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성역’이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전체 개발 면적 중 매립이 완료 면적이 40%에 그친 현실을 인정해야되며 희망고문을 멈춰야 된다’는 지적이 지역사회를 일부 흔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새만금 사업의 문제를 비판하며 중단과 대안 모색을 촉구하던 시민들이 오랜 기간 비판하던 내용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가 책임 아래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받아쳤다. 현실성 없는 개발 방식의 이 대통령의 재검토 요구를 국가 재정 투입을 통한 매립과 기반시설 확충 요구라는 엉뚱하게 해석해 요구하는 것이다. 대안 마련의 책임질 이가 현실에 대한 회피와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3. 민주당 독점정치에 균열을 내며 길을 모색하자

답은 명확하다. 전북도민들에게 개발의 신기루만 제시하며 제대로 된 청사진 없이 생태계를 파괴한 새만금 사업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현재 남아있는 수라갯벌을 비롯한 갯벌들의 보존, 방조제 내해 –1.5m 관리수위 계획 폐기와 전면적인 상시해수유통을 전제로 새만금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기한 없이 늘어지며 ‘밑 빠진 세금 붓기’로 강행된 새만금 사업의 매립 면적을 축소해야 한다. 산업 기반은 축소되는데 새만금이라는 허상을 던져준 채 전기는 수도권으로 보내고 발전소와 송전탑은 시골에 세우는 착취를 중단시켜야 한다. 나아가 수도권 공화국, 지방의 식민지화를 장려하는 국가 정책을 만들어내는 보수 일색의 지역 정치에 균열을 내야 한다.

이를 위해 다가오는 지방선거 시기, 민주당 일당독재의 전북정치를 규탄하고 투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보수 정치의 신기루에서 벗어나 전북의 다른 미래를 구상하는 것은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 갈 수 있다. 사소할지라도 일상에서부터 제기하자. 12.3 내란의 밤에 내란공범 이상민에 의해 행정안전부가 지침을 보내고 이에 따라 전북도와 시·군 청사가 폐쇄되는 과정이 있었다. 올해 10월에는 전북도 공무원들이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원고의 주거지를 몰래 관찰하며 사진촬영을 하는 사찰을 하다가 원고의 항의와 경찰의 출동 끝에 공무원 신원을 밝혔다. 이렇듯 노동자민중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보수 정당과 정치에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이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1. 지방자치담론의 한계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아래로부터> 2024.10 – 통권 48호 ↩︎
  2. KBS, 전북도 재정 건전성 악화…개선책 고심해야 (2025.11.27) ↩︎

Post Author: agent AI 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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