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노위는 리싸이클링타운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인정해야
회사의 편법 용인되면 노동법 체계 근간 무너져
내일(4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전주리싸이클링타운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사건 심문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서 발생한 부당해고와 각종 비리는 근본적으로는 사회기반시설이 민간투자자에게 맡겨져 운영되고 있기 떄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주리싸이클링타운은 여타 민간투자사업들과도 다른 복잡한 외양을 갖고 있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의 운영사는 특수목적법인인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 이고,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는 시설의 운영을 재차 태영건설, 에코비트워터, 한백종합건설, 성우건설 4개 회사에게 공동 수탁을 맡겼다. 이 4개 회사는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의 지분 50%를 보유한 실질 지배사이다. 업체들은 자신들이 공동 수탁을 받았으므로 수탁자들 사이에서 임의로 계약관계를 변경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전주리싸이클링타운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의 고용관계를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의 주장이 용인된다면 우리나라 노동관계법의 근간을 뒤집게 될 것이다. 기업들이 자기 자신을 포함한 복수의 기업에게 사업을 공동 위탁하면, 노동자들을 자유롭게 해고하고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것이 법적 하자가 없게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애초 전주리싸이클링타운 운영사들의 주장은 거짓으로 점철됐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 실시협약 등에 따르면 민간투자자들은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를 전문운영회사에게 운영위탁할 경우 그 위탁 내용을 전주시에 제출해야 한다. 전주시에 제출된 자료에는 수탁자들의 제반 책임과 의무가 대표수탁자 명의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 자료의 어디에도 주관운영사라거나, 수탁자들끼리 임의로 계약관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언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적 공신력을 갖춘 각종 문서들에는 시설 운영과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져야 할 주체가 임의로 변경될 수 없음이 분명하게 적혀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자신들끼리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면계약서일 뿐이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 운영사들의 주먹구구 운영에 피해를 입는 것은 노동자들 뿐만이 아니다. 버젓이 존재하는 각종 문서, 계약서들을 제멋대로 무시하면서 운영하는데 시설 운영이 온전할 리 없다. 음폐수를 무단 반입하느라 전주시에서 발생한 폐기물 처리를 지연시켰던 본말전도 역시 이런 과정에서 발생했던 것이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의 본질은 단순하다. 외양을 어떻게 꼬아놓았든, 해고된 노동자들은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서 일하고 있던 노동자들이다. 이들이 해고 당한 이유는 노동조합 조합원이었기 때문이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내일 심문회의에서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전주리싸이클링타운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