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중대재해, 고용노동부가 공동정범이다

세아베스틸 중대재해, 고용노동부가 공동정범이다

– “올해에는 봄꽃을 볼 수 있을까?” 노동자 절규 외면 말아야

어제(16일)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또 중대재해가 발생해 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작년 3월에도 세아베스틸에서 2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유명을 달리했다. 2019년 이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만 8명에 달한다.

작년에 세아베스틸은 재해 예방에 1,500억 원을 투입하겠다며,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말 뿐이었다. 이 정도면 연쇄살인이다. 특히 재해가 매년 봄에 반복되면서 세아베스틸 노동자들은 “올해에는 봄꽃을 볼 수 있을까”라며 자조한다는 전언이다.

기업만의 책임이 아니다. 작년 중대재해 발생 후 세아베스틸에는 특별근로감독이 시행되었지만, 고용노동부군산지청은 특별근로감독이 끝나는 날 지청장도 참석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회의를 개최해 작업중지를 해제했다. 작년 11월에도 세아베스틸 공장 지붕 붕괴 이후 이를 보수하기 위해 설치했던 구조물이 무너져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는 재해가 발생했다. 군산지청 근로감독관이 보수 공사 전 현장을 조사했음에도 부실한 감독 탓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 군산지청은 해당 사고에 대해 세아베스틸은 발주처이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면죄부를 주기까지 했다.

군산지청의 기업 봐주기는 감독 실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군산지청의 안전보건감독 사업장 개수는 2021년 216개, 2022년 367개에서 2023년 1~9월 95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2023년에 감독 대신 시행했다는 위험성평가특화점검 사업장 84개를 합쳐도 2022년에 비해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점검은 감독과 달리 위반 사항이 적발되어도 곧바로 사법처리하지 않고 시정지시만 시행하는 경도의 행위이다. 연초부터 중대재해 빈발로 적색경보가 내려지고 있었음에도 감독을 회피했다는 사실은 군산지청의 기업 봐주기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군산지청이 중대재해 사건에 대해 가진 인식은 재해를 예방하겠다며 작년 가을에 체결한 노사정 협약에서도 확인된다. 협약은 재해예방은 노사 자율의 책임이고, 군산지청의 역할은 노사의 개선 노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국한 짓는 내용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재해예방 사업의 제3자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감독’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노동환경을 개선시킬 책무가 있다. 자신의 책무를 회피하고 기업 봐주기로 일관한 군산지청은 중대재해 연쇄살인의 방조자가 아닌 공동정범이다.

감독 회피는 군산지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중대재해 예방을 노사의 문제로 떠넘기는 안전보건정책 기조를 수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각 지청의 감독은 감소하고 점검이 증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생명경시 기조가 군산지청의 봐주기와 결합해 군산 지역 중대재해를 더욱 악화시킨 것이다.

늦었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한다. 당국은 세아베스틸 대표이사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 고용노동부는 안전보건감독을 강화하라. 윤석열 정부는 중대재해 기업 처벌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2024년 4월 17일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참고>

군산/익산/전주지청 산업안전보건 감독 현황 (2023년은 1월~9월까지)

 연도감독점검
일반감독/정기감독수시감독/기획감독소계위험성평가특화점검기타점검소계
군산지청20211447221604545261
20222739436701919386
2023950958417101196
익산지청2021232851 454596
202211849167 1717184
20239309375 75168
전주지청202117664240 153153393
2022307114421 9797518
2023197019723730257464
출처 : 정보공개청구

산업안전보건 감독과 점검의 차이

󰏅 점검․감독의 결과조치시 일반 원칙
○ 지방관서장은 점검․감독의 결과 위법사항을 적발한 때에는집무규정 별표2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사항 조치기준에 따라 처리해야 함
– 통상 일정한 시정기한내에 시정토록 하고, 불이행시 사법처리 또는 과태료 부과
– 다만,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즉시 과태료 부과 또는 즉시 범죄인지보고후 수사에 착수 가능

󰏅 감독에 특유한 결과조치
○ 감독결과 산업안전보건법중 중요한 사항 위반에 대해 인지한 경우
-『집무규정』별표2의 위반사항 조치기준에도 불구하고, 즉시 범죄인지보고후 수사에 착수하여야 함(집무규정 제13조제2항)
○ 감독결과 과태료부과대상 법령위반사항에 대하여는 일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여야 함(집무규정 제36조제2항)
출처 : https://www.moel.go.kr/local/tongyeong/common/downloadFile.do?file_seq=21171339703&bbs_seq=36161&bbs_id=LOCAL1

Post Author: 전북노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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