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3. 윤석열퇴진 전북비상촛불집회 발언

2024.12.13. 윤석열퇴진 전북비상촛불집회 발언

안녕하세요. 전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활동가 강문식입니다.

전 이번 내란 사태를 겪으며 우리 사회의 허약함을 돌아봤습니다.

오늘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첫번째, 이 내란이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문제인가? 입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의회를 부정하고, 거부권을 24번 행사한 대통령이 어떻게 2년 반 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는가, 지지율 20%짜리 윤석열에게 부여된 행정 권력은 왜 이리 막강했는가 입니다.

대통령제가 원래 그런 제도입니다. 혹자는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동어반복입니다. 대통령제는 제왕적일수밖에 없습니다. 국어대사전을 찾아보시면 대통령제는 독재 위험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내란 사태는 윤석열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의회를 부정하는 대통령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대통령제 그 자체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어제 윤석열 담화는 누구를 향한 것이었습니까?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던데 이 국민은 누구입니까? 어제 담화는 음모론 극우세력을 향한 구명 신호였습니다. 윤석열 본인이 극우 유튜브와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있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음모론은 우리 사회를 신뢰하지 말자, 시스템을 믿지 말자라는 선동입니다. 사회의 신뢰를 해치는 음모론은 극우세력만의 것은 아닙니다. 18대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이 있었죠. 영화로 까지 제작됐었고요. 우리는 이러한 음모론들과 단절하고 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음모론, 극단적인 정치세력이 더욱 확대되는 배경에 양당체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양당체제의 배경에 승자독식 정치제도, 그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대통령제가 있습니다. 50.1대 49.9로 승리해도 이긴 편에게 권력을 몰아주는 것이 대통령제의 특징입니다. 이 체제에서는 승리를 위해 상대를 어떻게든 제압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 가족이 연루된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하던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전 그걸 방어하던 민주당의 모습도 기억합니다. 그 때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김건희 관련 의혹들은 결국 민주당의 손으로 특검법안으로 발의되었습니다.

‘우리 편은 옳고, 너희 편은 틀렸다’, ‘그 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다’는 이 편가르기 양당체제. 승자독식 대통령제가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윤석열만 없어지면 끝나는 게 아니라 대통령제 자체를 손봐야 합니다. 중임제니 임기단축이니는 모두 헛소리입니다. 개헌은 필요합니다. 대통령제를 땜질하는 개헌이 아니라 의회를 강화하는 개헌이어야 합니다. 내란에 동조하는 국회의원들을 즉시 소환할 수 있는 개헌이어야 합니다. ‘민주공화국’의 운영 원리가 무엇이어야 할지를 담은 개헌이어야 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민주공화국입니까?

공화국이란 공동체가 나라를 지배하는 정치체제입니다. 공적으로.

특정 집단의 사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권리는 포기하는 그런 공리주의도 아니란 겁니다.

우리도 이동할 권리가 있다, 보통의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외치는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20년 넘게 외쳤습니다. 내란에 맞서 누구보다 앞장서 국회 앞으로 달려 갔지만 이들에게는 마이크 한 번 쥐어지지 않습니다. 이들은 민주공화국의 시민입니까?

거제 조선소에서 한 아저씨가 오늘로 23일 차 단식 중입니다. 조선소에서는 올 한해에만 22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었습니다. 조선업은 호황이라는데 임금은 깎입니다. 몇 해 전 조선소 노동자가 1평 짜리 철창 감옥을 만들어 31일 간 스스로를 가두고 이대로 살 순 없지 않느냐며!! 외쳤습니다. 윤석열의 답은 강제진압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동료 노동자가 같은 질문을 던지며 23일째 단식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한 단식이 잠잠한 사회에서 이들은 민주공화국의 시민입니까?

전 오늘 아침 김제에 다녀왔습니다.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자랐지만 엄마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란 이유로 이 청년에게도 미등록 딱지가 붙었습니다. 친구들과 싸움이 생기면 넌 쫓겨날 수 있으니 무조건 참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대학 진학을 준비할 때 이 청년은 불안 속에서 방황해야 했습니다. 멀리 돌고 돌아 올해 김제 공단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덟 달 만에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청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잡혀갈까봐 병원에 들어가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전 이 이야기에 오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등록과 미등록을 신분을 나누고, 이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다시 묻습니다. 우리 사회는 민주공화국이 맞습니까? 여기 모인 분들의 답을 듣고 싶습니다. 민주공화국이란 무엇입니까. 윤석열이 없는 사회에서 그치지 말고 민주공화국을 세우기 위해 나아갑시다.

2024.12.13.

Post Author: 전북노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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