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가봄!
2019년 설 명절도 지난 새해다. 그러나 답답한 세월, 쌓이는 분노. 닫혀버린 출구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 문을 밀어내는 안간힘, 그로부터 오는 피로감 그리고 절망과 우울. 문재인 정권 1년 반만의 민낯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10년 그 비열하고 오만한 어둠을 촛불로 태웠더니 빛은 먼 곳이고 노동자 민중을 질식시키는 자본 독재의 위세는 오히려 기세등등하다. 겨우 자폭을 면한 지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지켜보던 당혹감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사회운동 제 세력이 푯대를 잃고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그렇다. 도저히 희망과 낙관에 몸을 맡길 수 없는 형국이다.
경제위기를 노동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와 압살의 기회로 전환시킨 정부여당-극우보수 세력의 프로파간다에 기가 질릴 지경이다. 군부독재를 뚫고 나오며 쟁취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간교한 논리로 부정하려는 노동법 폐악안이 버젓이 활보한다. 최저임금조차 난도질하는 ‘노동존중 정권’은 다 내놓으라고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청년 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으로 다시 투쟁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정규직화는 물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잍터와 차별의 일상화를 걷어내는 일조차 처음 출발선에 서있는 것과 같다.
지역의 토호 세력은 오로지 새만금, 오로지 소지역주의에 매달려 ‘사람다운 노동-생산’의 지역자치는 아예 관심이 없다. 지역 토호들은 그냥 알량한 떡고물로 정치를 소비한다. 군산의 현대조선-GM대우 등이 그렇다.
그럼에도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는 지역의 노동과 사회 현안에서부터 전국적인 사안까지 한 발자국도 비켜서지 않고 정면을 응시하며 함께 해왔다. 그러니 어쩔 것인가. 길이 보이지 않고 절망에 몸부림칠지라도 어쩔 것인가. 우리가 걸어왔던 길, 걸어왔던 투쟁의 자세로 가야하지 않겠는가. 흔들리는 깃발은 다시 세워 움켜쥐고, 길은 뚫는 것이고 빛은 제 몸처럼 저 들을 불살라 피워내면 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승리도 소중하게 여기고 아주 작은 투쟁도 거대한 투쟁과 한 몸이라 여기며 달려왔던 것처럼. 단 한 곳이라도, 아주 작은 틈이라도 내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2019년 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2019년 가봄.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동지들과 함께 가봄!